국내 최초 '지구위협소행성' 발견…2063·2069년 충돌 가능성
국내 최초 '지구위협소행성' 발견…2063·2069년 충돌 가능성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6.2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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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 작년 8월 외계행성탐색시스템으로 관측
충돌 가능성 '28억분의 1' 수준…지구와 달 거리 11배 위치
2018 PP29. (사진=한국천문연구원)
2018 PP29. (사진=한국천문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지구위협소행성(PHA)'을 발견했다. 오는 2063년이나 2069년 충돌 가능성이 있지만 두 번 중 한 번이라도 충돌할 확률은 '28억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지난해 8월 칠레·호주·남아공 관측소에서 운영하는 지름 1.6m급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 3기를 통해 소행성 2개를 발견하고, 정밀궤도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두 소행성은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MPC)에서 각각 '2018 PM28'(이하 PM28), '2018 PP29'(이하 PP29)라는 임시번호를 받았다. PM28은 '근지구소행성(NEA)', PP29는 '지구위협소행성'(PHA)으로 분류됐다.

근지구소행성은 궤도 운동 중 태양까지 최소거리가 1.3AU(1억9500만km)이하로 지구 공전궤도 근처에 분포하는 천체를 말한다.

PM28은 지름 20~40m 사이로 추정된다. 근지구소행성의 궤도는 대부분 긴 타원형이고, 궤도 평면은 지구 공전면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하지만 PM28은 지구와 비슷한 궤도로 공전한다. 지구 공전궤도면과 가까운 상위 10% 수준이다. 또한 궤도장반경은 1.026AU로 지구 궤도장반경인 1AU에 가까운 상위 2%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소행성은 총 9개다.

지구위협소행성은 근지구소행성 중 지름이 140m 보다 크고 지구와 최소 궤도 교차거리가 0.05AU(약 750만㎞) 보다 가까운 천체다.

지구위협소행성 PP29는 밝기·거리·소행성 평균반사율을 고려하면 지름이 160m급으로 추정되는데 이보다 작은 지름 140m급 천체와 충돌하면 반경 수 백km 지역에 재난을 초래한다.

PP29의 궤도와 지구 궤도가 만나는 최단거리는 지구와 달거리의 약 11배인 약 426만km이다. PP29는 궤도장반경이 길고 궤도 모양이 원에서 크게 벗어나 긴 타원 형태며, 공전주기는 5.7년으로 긴 편이다.

연구팀은 계산을 통해 앞으로 100년 동안 PM28은 충돌 위협이 없다고 봤다. 다만, PP29의 경우 오는 2063년과 2069년 각각 지구와 충돌한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두 번 중 한 번이라도 충돌할 확률은 28억분의 1에 불과해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정안영민 천문연 박사는 "28억분의 1 수준은 복권 로또를 두장 샀을 때 한 장은 1등에, 다른 한 장은 4등에 당첨될 확률로 쉽게 말해 로또 1등 당첨될 확률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미래 충돌위협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거나 소행성 탐사 임무 대상으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정밀궤도와 자전특성, 구성 물질 등 다양한 성질을 추가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 최초의 지구위협소행성 발견은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의 광시야 망원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의 미래 소행성 탐사를 위한 기반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