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美 임상재개 소식에 환자들 ‘격노’
코오롱생명과학 美 임상재개 소식에 환자들 ‘격노’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6.25 13:3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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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실험대상으로 취급하는 행위…사과하고 보상해야”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사진=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사진=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생명과학이 미국에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임상 재개 신청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투여환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번 주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인보사 임상 재개를 위한 소명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FDA는 지난달 3일 인보사의 성분 변경 논란이 확산하자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에 자료요구 통지서를 보내면서 임상시험 중지를 통보한 바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임상 재개 신청은 세포 변경 과정에서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부각하고, 품목허가 취소 결정이 나온 한국 대신 미국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 코오롱생명과학 내부에선 미국 임상이 재개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관련 자료는 충분히 확보해둔 상태”라며 “국내 상황과는 별개로 임상 재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이 미국 내 임상 재개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국내 투여환자들은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선 형사고발에 민사소송까지 걸려 있는데 해외에서 임상을 재개하겠다는 건 환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반발은 특히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참여한 환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인보사를 투여했다는 한 환자는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들은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모르고 불안해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다”면서 “(코오롱생명과학이) 우리를 실험 대상으로 취급했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자는 “지금까지 환자들에게 이렇다 할 사과도 없었는데 미국에서 임상을 재개하겠다니 양심이 있나”면서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제대로 된 보상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임상 재개 신청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환자 입장에선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비관론도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28일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방침을 밝히기 이틀 전 주사를 맞았다는 한 환자는 “기사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이 미국에서 임상 재개 신청을 하겠다는 소식을 봤다”며 “분통하고 억울하지만 환자 입장에선 손쓸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우리 같은 사람들이 더는 생기지 않게 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