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상화 합의문' 휴짓조각 만든 한국당… 여야4당 맹비난
'국회정상화 합의문' 휴짓조각 만든 한국당… 여야4당 맹비난
  • 허인 기자
  • 승인 2019.06.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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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관련 합의조항 반대 커… 의총서 비토권 행사
민주 "의회주의에 대한 몰이해·전면부정 … 국민여망 배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2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정상화 관련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합의안을 논의했으나 추인이 불발됐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합의문은 (각당 의총) 추인이 조건이었다"며 "합의문에 대해 의원들께서는 조금 더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경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의 합의문이 발표됐지만, 한국당은 2시간 여 만에 이를 뒤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합의안을 부결시키는 것이 원내지도부가 더 큰 힘을 갖고 합의할 수 있는 길이라는 말씀을 주셨다. 의원들이 큰 권한을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합의문과 이인영 원내대표의 (구두) 합의 말만으로는 패스트트랙 법안을 합의 처리하겠다는 의사라고 믿기 어렵다는 게 한국당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당은 안보 관련 상임위원회 가동과 북한 선박 사태 관련 국정조사는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20여명의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여야 합의안에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합의문 제2항의 '패스트트랙 법안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해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를 크게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나 원내대표가 '(여야 합의안) 무효에 동의하느냐'고 물었고, 의원들이 거의 만장일치로 '그렇다'고 답하면서 국회 정상화 합의안은 무효가 됐다. 

이처럼 한국당이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한 것을 두고 여야4당은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의와 절충, 타협으로 진행돼야 하는 의회주의에 대한 몰이해이자 전면 부정"이라며 "나 원내대표가 최선을 다했는데, 한국당 안에서 합의를 뒤집는 것은 국회 정상화를 바랐던 국민 여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대대변인은 "국회 정상화 합의 추인 실패에 대해 깊은 실망감과 유감을 표한다"며 "결국 드러난 한국당의 목표와 속내는 '국회 정상화 반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밭을 갈고 씨앗을 뿌려야 할 때를 모르는 한국당 작태에 그간 애써 중재를 해온 바른미래당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당에 국회 파행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합의를 번복하는 것은 제1야당, 공당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원내의 나 원내대표와 원외의 황교안 대표간 싸움의 결과라고들 한다"고 강조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한국당 의원들의 무위도식 연장, 즉 '놀고먹는 국회'의 연장 선언"이라며 "일을 하지 않겠다면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i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