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트럼프 친서에 훌륭한 내용 담겨… 정치적 판단능력에 사의"
비건 방한 계기 북미실무회담 가능성… 靑 "한미 소통으로 인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친서외교'가 재개된 모양새다.
이에 따라 2월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대화가 잇단 친서외교를 통해 돌파 국면을 찾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동지께 도날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어 왔다"며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어보시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하시면서 만족을 표시하셨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며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통신은 김 위원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친서를 읽는 사진도 공개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온 시점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어, 김 위원장이 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이에 대한 답신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
1, 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했던 북미 정상 간 친서 외교가 재가동된 셈이다.
이를 두고 북미 정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능력'을 평가한 점이 눈에 띈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던 북한이 지난 4월 북러정상회담과 지난 20일 북중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일정 정도의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시그널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번 친서 내용을 '심중히 생각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으로 미뤄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번 주 중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방한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문 대통령도 지난 15일(현지시간) 한·스웨덴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구체적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이는 하노이 회담 후 약 4개월만의 본격적인 북미 실무접촉이 된다.
청와대 역시 긍정적인 평가 속에서 급변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부는 북미 정상간 진행되는 친서교환이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정부는 한미간 소통을 통해 인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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