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제회계기준 준비하는 보험사…연금보험 4년만에 68% 감소
새 국제회계기준 준비하는 보험사…연금보험 4년만에 68% 감소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6.2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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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보험 IFRS 17 도입 시 매출로 인식 안 돼…신지급여력 도입도 한 몫
(이미지=보험연구원)
(이미지=보험연구원)

최근 기대수명이 급격히 늘어난 반면 국민연금, 퇴직연금과 함께 노후를 책임지는 상품으로 꼽히는 연금보험의 판매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최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연금보험시장 부진의 원인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사가 일반·변액·개인연금으로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2014년 7조359억원에서 지난해 2조2133억원으로 68.5%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 기간 생명보험사가 판매한 변액연금보험은 3531억원에서 5273억원으로 49.4% 증가했다. 그러나 연금보험 판매비중의 70~90%를 차지하는 일반연금보험 초회보험료가 6조6323억원에서 1조6436억원으로 75.2% 감소했다.

앞서 보험업계가 고령화 인구·1인 가구의 증가와 공적연금 보장성 약화로 인해 연금보험에 대한 니즈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데에는 이용자가 보험가입을 선호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험사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될 것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2년 도입 예정인 IFRS17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제정한 원칙으로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계약 시점의 원가가 아니라 매 결산기 시장금리 등을 반영한 시가로 평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가 판매하는 연금보험을 포함한 장기저축성보험은 매출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저축성보험의 판매는 매출규모 확대 없이 부채만 증가시키게 된다.

또 부채 평가 시점의 가정을 이용하여 부채를 시가 평가하기 때문에 확정금리형 또는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하는 저축성 상품 비중이 높을 경우 자본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금보험의 판매를 줄이는) 이유는 딱 하나인 IFRS 도입 준비에 따른 일환이다”며 “회계제도 변경 이슈에 따라 모든 보험사가 보장성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중점적으로 영업을 하고 저축성 상품인 연금이나 양로보험 등은 적극적으로 판매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IFRS17과 함께 신지금여력제도(K-ICS)도 연금보험 판매 저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K-ICS는 IFRS17에 적용 가능하도록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여 리스크와 재무건전성을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다. 

K-ICS가 시행되면 보험부채의 최대 잔존 만기를 제한하지 않고 실제 잔존 만기를 사용하게 되며 이로 인해 만기가 긴 연금보험의 부채 듀레이션이 확대돼 금리리스크 요구자본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금보험의 부진의 원인과 과제 보고서를 작성한 김세중 연구위원은 “보험회사가 다양한 연금 상품을 제공하고 경쟁을 통해 연금시장을 효율화하는 것이 국가 전체의 노후소득 문제와도 관련 된다”며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원활하게 연금보험 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노후소득보장을 원하는 소비자가 다양한 선택권을 확보하고 상품경쟁을 통해 소비자에 유리한 상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