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해외은닉' 한보 정 회장 아들… 21년 도피 끝 국내 압송
'횡령·해외은닉' 한보 정 회장 아들… 21년 도피 끝 국내 압송
  • 고재태 기자
  • 승인 2019.06.2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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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넷째 아들인 정한근씨가 인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와 취재진 앞에서 고개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넷째 아들인 정한근씨가 인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와 취재진 앞에서 고개 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54)씨가 도피 21년 만인 22일 오후 국내로 송환돼 조사를 받는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고액 횡령·해외은닉 등의 혐의를 받는 정씨를 파나마에서 붙잡아 한국으로 압송했다.

정씨는 지난 1997년 11월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의 자금 약 322억원을 횡령해 스위스 비밀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파나마에서 국적기를 통해 한국으로 압송된 정씨는 이날 오후 1시23분께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을 나와 취재진 앞에 섰으나 그간의 행적 등을 묻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캐나다, 미국, 에콰도르 등지에서 신분을 세탁해 도피생활을 해온 정씨의 신병을 파나마에서 확보, 한국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편에 탑승 즉시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정씨는 1998년 6월 횡령 등 혐의로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그대로 도피길에 올랐고, 한 달 후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집행되지 못했다.
 
정씨의 공소시효가 임박하자 검찰은 2008년 9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도피 및 횡령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지만,정씨의 재판 불출석과 소재불명으로 재차 청구된 구속영장 역시 집행되지 못했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지난 2017년 한 방송에서 정씨가 미국 체류 중이라는 인터뷰를 계기로 지난해 8월부터 소재파악에 나서 지난해 4월 미국측에 범죄인인도 청구를 했으나 이마저도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집행이 불발됐다.
 
대검은 최근 에콰도르 정부로부터 정씨가 지난 18일 파나마로 출국한다는 통보를 받고 현지에서 붙잡았다.
 
검찰은 정씨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로 이송해 그 간의 도피경로 등을 수사 한 후 오는 23일 수사내용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한보 사태' 장본인인 정태수 전 회장 일가는 해외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1923년생인 정 전 회장이 생존해 있다면 현재 96세의 고령이다.
 
정 전 회장은 국세청이 2014년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중 체납액이 2225억원으로 체납 1위였다.
jtgo@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