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스펙 정정… 학점 3.29·토익 925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숙명여대 정치외교학 전공 지망 1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자신의 아들이 학점·어학점수 등 취업준비생들이 중요시하는 스펙이 부족했음에도 대기업에 취업한 사례를 든 것에 논란이 일자 적극 해명에 나섰다.
황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펙만 중요시하는 학생들이 고정관념을 깨고 조금만 눈을 돌리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길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면서 "가볍게 제 아들의 사례를 들었는데 여러 설왕설래가 있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아들의 학점은 3.29점, 토익(TOEIC)점수는 925점이라고 정정했다.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취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소위 MSG(양념)를 더해 일부 과장했다는 것이다.
앞서 황 대표는 특강에서 큰 기업은 스펙보다 특성화된 역량을 본다는 취지로 "아는 청년 중에는 학점이 3점도 안 되고 토익은 800점 정도 되며 다른 스펙이 없었지만 15군데 기업에 입사지원 서류를 내 서류전형에 통과한 큰 기업 5군데 모두 최종 합격했다"는 사례를 들며 강의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그 청년은 고등학교 다니면서 영자 신문반 편집장을 했고, 동생과 같이 장애 학생들과 비장애 학생들이 인터넷으로 친구 맺기 하는 걸 도와 보건복지부장관 상도 받았는데 기업에서 사람을 면접으로 심층심사하니까 되더라"고 설명하고, 이야기 속 청년이 자신의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내용이 전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공감가지 않는 이야기로 황 대표가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비판 글을 올리며 논란이 확산됐다.
김상희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대학생들이 황 대표 아들처럼 하면 대기업 취업할 수 있다는 얘긴가요? 공감하시나요?"라고 밝혔다.
박범계 의원은 트위터에 황 대표 발언 관련 기사를 올리고 "확실히 다르다. 보편성이랄까 이런 면에서"라고 적었다.
또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황 대표가 아들이 스펙이 안 되는데 KT에 합격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황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올해 3월 KT 새 노조가 제기한 부정채용 의혹이 사실에 가깝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정채용 의혹과 별개로 죽어라 스펙을 쌓아도 취업의 문턱에조차 다가가지 못하고 절망하는 청년들 앞에서 스펙 없이 취업한 사례 얘기는 약 올리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누구 아들은 귀걸이 달고 공공기관에 특혜 취업하고 사위는 이메일 하나로 항공사에 취업하고, 누구 아들은 스펙 없고 성적도 나쁜 데도 신의 직장에 취업한다"늘 글을 올렸다.
황 대표는 논란이 확산되자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펙 쌓기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조금만 눈을 돌리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그런 마음에서 가볍게 아들 사례를 들었는데 여러 가지 설왕설래가 있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청년들이 천편일률적으로 하는 것을 똑같이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실망하고 좌절하는 청년들이 많기에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신아일보] 허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