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트럼프 방한 앞둔 상황 '적기'
한국-미국과 대화 재개할 지 기대
무역갈등 카드로 이용하면 역효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북한을 방문한 가운데, 청와대는 시 주석의 방북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우선 청와대는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이 지난 2월 '하노이 노딜'이후 협상테이블에서 멀어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복귀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시 주석의 방북이 알려진 직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협상의 조기 재개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회담 이후 한국·미국과의 대화도 재개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과거에도 김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전후로 중국을 방문해 의견을 조율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주요 국면마다 이뤄진 북중 밀착으로 미뤄봤을 때 이번 시 주석의 방북은 그에 대한 답방 성격인 동시에 비핵화 협상의 주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청와대는 이번 북중정상회담을 거쳐 다음주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돼있는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을 본 궤도에 올릴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북중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4차 남북정상회담 조기 개최 여부와도 연결돼있다.
사실상 이번 주말을 포함해 다음주 일본 순방 직전까지가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한 유효 기간인데, 북중정상회담이 김 위원장 결심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북중 밀착을 계기로 남북미 중심으로 진행되던 비핵화 대화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중국과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이 북한 문제를 대미(對美) 압박 카드로 이용하려 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비핵화 논의 테이블에서 미중 무역갈등이 변수가 될 수 있고, 한반도 주변의 긴장감이 고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애틀란틱카운슬이 이 동아시아재단과 개최한 전략대화 행사에 참석해 나란히 북한의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대북 협상을 담당하는 한미 북핵 수석대표가 한자리에서 공개 강연과 대담을 갖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데다, 시 주석이 방북하는 날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에 큰 관심이 쏠렸다.
비건 대표는 시 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시 주석이 이틀간 평양 방문에서 건설적이고 적절한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리라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대북 공조 이탈에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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