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펜스 때문에…백여년된 부천시 기념식수 싹둑
공사 펜스 때문에…백여년된 부천시 기념식수 싹둑
  • 오택보 기자
  • 승인 2019.06.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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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시의회 등이 문제 제기 하자 뒤늦게 수습나서 비난
부천문화예술회관 공사 구역 펜스를 설치하기 위해 잘라낸 부천시 기념식수.(사진=오택보 기자)
부천문화예술회관 공사 구역 펜스를 설치하기 위해 잘라낸 부천시 기념식수.(사진=오택보 기자)

경기 부천문화예술회관 건립 시공사인 한진중공업이 공사 구역 펜스를 설치한다며 부천시 기념식수인 백여 년 된 고가의 고목을 잘라내 말썽을 사고 있다 .

더욱이 발주처인 부천시마저 이 같은 사항을 모르고 있다가 시의회 등 민원이 발생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서 비난을 받고 있다.

부천시의회 남미경 시의원은 “문예회관 펜스 설치 구간에 식재되어 있던 수령 140년 된 향나무 가지가 반 토막이 난 채 나뒹굴고 주변 나무들마저 마구 잘린 상태로 공사가 이어져 시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시공사의 펜스공사로 가지 등이 잘려나간 나무는 10여 그루에 이르고 이중 향나무와 소나무 등은 지난 2000년 밀레니엄을 맞아 식수한 새천년 기념헌수다.

특히, 향나무는 식수 당시(2000년)수령이 약 120년생으로 시가 1천만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시공업체는 공사 공간 확보를 하기 위해 나뭇가지들을 마구 잘라내는가 하면 바닥 철거작업을 하면서 살수 차량도 없이 공사를 진행해 시민들은 소음, 미세먼지로 피해를 봤다.

시민 김모(56)씨는“관공서에서 시공하는 업체가 주변 나무들을 마구 자르고 반 토막 내버린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며 “하루 종일 소음과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데도 시는 관공서 일이라고 모르쇠로 일관해 시민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도 모르는 상태에서 가설펜스 구간의 나무가 잘려 나갔다”면서 “녹지부서와 협의해 훼손한 나무등에 대해 동등 이상의 나무로 식재하라고 시공사측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시공사인 한진중공업 관계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부천문화예술회관은 오는 26일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으로 시청 민원실 앞 부지 5만580평방미터에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2만565평방미터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시는 총사업비 1천33억 원을 들여 1444석의 콘서트홀과 304석의 소공연장, 음악교실과 각종 편의시설 등을 오는 2022년 5월 완공, 2023년 1월 개관을 예정이고 시공사는 한진중공업이 맡고 있다.

[신아일보] 오택보 기자

tboh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