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상폐 가능성에 바이오업계 주주 불안 증폭
코오롱티슈진 상폐 가능성에 바이오업계 주주 불안 증폭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6.2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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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직접 홍보·마케팅 지시하기도
바이오제약업계 신뢰 하락 우려…일각선 “자성 계기 삼아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거래소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제조사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결정을 다음달로 미룬 가운데, 바이오업계 투자자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는 한국거래소가 특정 기업의 주식 거래를 정지한 뒤 상장회사로 적격한지를 심사하는 과정이다. 심사 결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기업은 한국거래소에 경영개선 계획서를 제출하고,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당초 전날 오후께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추가 조사 필요성 등을 감안해 다음달 10일 안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비교적 개인 투자자가 많은 바이오 업종 특성상 소액 투자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상장폐지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측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지난 2017년 코오롱이 코스닥에 상장할 당시 제출했던 서류와 지난달 28일 식약처가 허위라고 판단한 코오롱생명과학의 서류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거론되자 다른 바이오업체에 투자한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일부 주주들은 직접 홍보·마케팅 방안이나 대응 전략을 지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보사 사태가 터진 뒤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까지 거론되자 주주들이 작은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이전보다 주주들의 전화에 대응하는 일이 많아지긴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예전 같았으면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요구하는 주주들도 더러 있다”며 “간혹 난감할 때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와 상관없이 국내 바이오제약산업 자체에 피해가 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국내 바이오제약 시장이 전 세계 시장의 2%대에 불과해 국내 업체로선 수출이 불가피한데 잇따른 악재로 국제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란 염려가 제기된다.

반면 업계 내부에선 이번 사태를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지난달 식약처가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 방침을 밝혔을 당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윤리와 과학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임했어야 하나, 원칙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통렬한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바이오산업은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 왔다”면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전성과 유효성은 물론 국내외 시장에서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