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적자’ 한전…전기구입비 아껴 실적 반등 기대
‘사상 최대 적자’ 한전…전기구입비 아껴 실적 반등 기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6.20 13: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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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5월 전력도매가 kWh당 78.99원…2017년 10월 이후 최저치
국제유가 하락 영향…전력도매가 하락에도 전기요금 인하 없어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한국전력의 지난달 전기구매 비용(전력도매가)이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1년 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전력은 이를 계기로 지난 1분기 사상 최대의 적자 이후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한국전력거래소(KPX)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전력도매가격(SMP)은 킬로와트시(kWh)당 78.99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7년 10월 72.41원을 기록한 이후 19개월 만에 나타난 최저치다.

최근 3년간 전력도매가격이 가장 높았던 지난 3월 kWh당 112.1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30% 가까이 전력도매가격이 하락했다.

전력도매가는 ‘계통한계가격’이라고도 하며 전기 1kWh 생산 시 발생하는 비용으로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구매하는 단가를 말한다. 가격은 실시간 전기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발전사들은 발전기에서 생산한 발전량에 전력도매가를 단가로 적용하고 한전에 전력을 판매한다.

통상적으로 전력도매가는 국제유가 등락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달 나타난 전력도매가 하락도 국제유가 하락세 영향이 컸다.

국내 전력도매가격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기의 발전단가가 결정한다. 국내에 들여오는 대부분의 LNG 물량은 국제유가와 연동돼 있다.

지난해 4분기 배럴당 74달러였던 국제유가는 지난 3월 79.39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지난달 57.32원까지 급락했다.

LNG 세재개편도 전력도매가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지난 4월부터 발전용 LNG에 부과되는 세금이 킬로그램(㎏)당 91.4원에서 23.0원으로 크게 인하됐다. 그 인하 효과가 실질적으로 지난달부터 반영되면서 지난 4월 kWh당 98.93원이었던 전력도매가도 월 kWh당 78.99원으로 큰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에는 전력수요가 낮은 전력 비수기였던 점도 전력도매가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이 같은 전력도매가 하락은 한전의 실적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전기구입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전은 연료비 상승과 원자력발전소 이용률 저하 등의 원인으로 지난해 6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 1분기에는 전력구입비의 증가로 인해 영업손실 629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손실을 냈다.

하지만 전력업계에서는 전력도매단가의 하락이 전기요금 인하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국내 전력도매가격은 한전이 국민들에게 부과하는 전기소매가격과 연동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도시가스 등에 적용되는 연료비 연동제를 전기요금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주택용 전기가격은 지난 2016년 12월 이후 변동이 없다. 산업용 전기는 2013년 이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