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3곳, 이자비용도 못벌어…"무역전쟁땐 40% 육박할 듯"
기업 10곳 중 3곳, 이자비용도 못벌어…"무역전쟁땐 40% 육박할 듯"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6.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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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보고서…3년연속 이자보상배율 1미만 한계기업은 14%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기업 10곳 중 3곳꼴로 돈을 벌어 이자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미 3년째 이자비용도 내지 못해 퇴출 직전에 몰린 한계기업은 14.1%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미중 무역 전쟁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이 비중은 40%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20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지난해 외부감사 공시 2만1213개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이 5.9로 전년(6.3)보다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는 기업의 채무상환능력, 즉 돈을 벌어 이자를 얼마나 잘 갚을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대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7.5, 중소기업은 2.5다. 호황을 구가했던 전기·전자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3.9로 2015년(3.5) 이후 가장 낮았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한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전체의 32.1%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최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경기가 반등했던 당시 이 비중은 25.9%였다. 2014년 31.7%까지 높아졌다가 2016년 28.4%로 낮아졌지만, 2017년 다시 29.7%로 다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30%대를 넘어섰다.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대기업(23.6%)보다 중소기업(34.0%)에, 업종별로는 조선(54.9%)·자동차(37.8%)·숙박음식(57.7%)·부동산(42.7%)에 집중됐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째 1에 못 미친 기업은 20.4%, 3년째는 14.1%로 전년 대비 각각 1.4%포인트와 0.4%포인트 상승했다. 3년 연속 1 미만이면 통상 한계기업으로 불린다.

한은은 수익성 악화가 이자보상비율 하락의 주요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중 무역 분쟁이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기업 경영여건이 악화돼 매출에 전방위적인 타격이 있는 상황을 가정해 분석했다. 한은은 매출액이 3% 감소하고 주력 수출업종이 6% 감소하는 상황을 설정했다. 

그 결과 5.9인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5.1로 더 낮아졌다. 대기업은 7.5에서 6.6으로, 중소기업은 2.5에서 2.2로 각각 하락했다.

특히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의 비중은 32.1%에서 37.5%로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기업에 대한 여신의 비중은 32.1%에서 38.6%로 상승한다.

한은은 “수출업종 기업의 경우 향후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경영상황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