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폭 넓히니 신제품 줄줄이…식품업계 ‘쌍방향 마케팅’ 강화
대화 폭 넓히니 신제품 줄줄이…식품업계 ‘쌍방향 마케팅’ 강화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6.1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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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요구 반영한 타깃 제품 확대…2차 창작 반영한 제품 ‘봇물’
KFC 닭껍질튀김. (이미지=KFC)
KFC 닭껍질튀김. (이미지=KFC)

식품업계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사연을 보고 이를 제품 출시 일정 등에 고려하거나 재출시 요청에 따라 단종 됐던 제품들을 다시 내놓고 있다. 소비자 요구에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쌍방향 마케팅 전략으로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치킨 브랜드 KFC는 이날부터 전국 6개 매장에서 ‘닭껍질튀김’을 한정 판매한다. 당초 닭껍질튀김은 인도네시아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됐는데 국내에선 한 소비자가 SNS에 올린 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소비자는 닭껍질튀김을 먹기 위해 인도네시아까지 찾아가려 했으나 현지에서 시위가 벌어져 계획이 무산되자 KFC 고객 응대팀에 국내 출시를 요청했다.

이 과정이 SNS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다른 이용자들의 문의가 이어지자 KFC는 논의 단계에 있던 닭껍질튀김 출시를 확정했다.

KFC 관계자는 “내부에선 일정이나 구체적인 계획을 정해두지 않고 논의만 이뤄지던 상황이었는데 고객 요청이 많아져서 출시를 결정하게 됐다”며 “파일럿 형식으로 내놓은 제품이라 아직까지 정식 메뉴로 전환할지 여부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NS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요구가 빠르게 확산되고 점차 영향력이 강해지자 각 업체들은 기존 제품과 소비자가 만들어낸 활용법을 결합한 ‘모디슈머’ 제품에도 집중하고 있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 바꾸다’라는 뜻의 ‘모디파이(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가 합쳐진 단어로 기존 제품을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재창조하는 의미다. 대표적인 예는 농심이 진행하고 있는 ‘짜파게티’ 출시 35주년 기념 한정판 신제품 소비자 투표다.

농심은 짜파게티 소비자들이 직접 만들어낸 레시피를 활용해 △트러플짜파 △와사마요짜파 △치즈짜파 등 세 가지 제품에 대한 소비자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 결과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제품은 이르면 다음달 한정 판매될 예정이다.

아울러 제품 포장에 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반영한 사례도 있다. 빙그레는 젊은 세대에서 인사말처럼 흔하게 쓰이는 ‘올 때 메로나’를 제품 포장에 그대로 도입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소비자 파워는 단종 됐던 제품 재출시에도 기여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 2011년 단종된 별난바를 업그레이드해 ‘별난바 톡톡’을, 롯데제과는 단종된 지 20여년 만에 ‘꼬깔꼰 달콤한 맛’을 재출시했다. 이들 제품 모두 그동안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재출시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NS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조건들이 갖춰지면서 고객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대부분의 업체들이 고객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 소통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