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폭발 없다” 국내 연구진, 차세대 전고체전지 개발
“전기차 배터리 폭발 없다” 국내 연구진, 차세대 전고체전지 개발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6.1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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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부피 3분의 1로 감소…전기차·ESS 상용화 성큼
(이미지=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미지=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기자동차 배터리 팩의 폭발과 화재 위험을 없애고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은 17일 전지 내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차세대 이차전지 ‘전고체전지’의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생기원에 따르면, 현재 상용화된 이차전지는 가연성 액체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로, 과열 또는 과충전될 경우 팽창해 폭발할 위험이 있다. 반면 생기원 김호성(현 제주지역본부장)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전고체전지는 내열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산화물계 고체전해질 소재를 사용하기에 폭발과 화재 위험이 없다.

생기원은 개발한 전고체전지가 다수의 단위셀이 하나의 셀스택 안에서 직렬로 연결돼 있는 바이폴라 구조로 설계·제작돼, 고전압 구현에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팩을 간소화해 부피를 약 3분의 1로 줄이면서도 주행거리는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기원은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지원하는 창의형융합연구사업으로 추진됐다. 생기원이 주관기관으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정규남 박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정경윤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영기 박사)과 공동 수행하고 있다.

전고체전지는 고체전해질 종류에 따라 산화물, 황화물, 고분자 계열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산화물계, 그 중에서도 가장 효과적이라 평가받는 가넷 LLZO(리튬·란타늄·지르코늄·산소) 소재를 사용한 고강도 복합고체전해질 시트 제조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LLZO 소재는 전위창과 안전성이 뛰어나지만 제조공정 비용이 비싸고 이온전도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그동안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테일러반응기를 활용한 저가의 연속생산 공정을 도입해 LLZO 분말의 생산비용을 최소화하고 분말 입자를 나노화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전고체전지 단위셀 10개로 구성된 바이폴라 구조의 셀스택(37V, 8Wh 급)을 국내 최초로 제작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제작된 셀스택은 대면적(11㎝ x 12㎝)의 파우치 외장재 형태로, 대기 중에 과충전된 상태에서 가위로 절단할 경우에도 발화와 폭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셀스택에 사용된 단위셀은 400회의 충방전 실험 결과 배터리 초기 용량의 약 84%를 유지, 종래 전고체전지보다 수명 특성이 5배 이상 개선됐다.

김호성 생기원 박사는 “최근 잇따른 신재생에너지 ESS 폭발과 화재로 배터리의 안전성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기술력으로 기존 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전고체전지 제조기술 확보에 성공했다”며 “LLZO 소재 제조기술은 이미 국내 기업에 이전 완료됐고, 올해부터는 셀스택 사업화에 착수해 조기 상용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후지경제연구소는 세계 전고체전지 시장은 2035년 약 28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