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 우크라이나에 져 U-20 월드컵 준우승…이강인 골든볼
(종합) 한국, 우크라이나에 져 U-20 월드컵 준우승…이강인 골든볼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6.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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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PK 선제골…수프리아하에게 멀티골 허용하며 1-3 패배
정정용 감독 "제가 부족한 탓…선수·국민, 수고했고 감사하다"
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팀 선수들이 목에 메달을 걸고 경기장에 응원 온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팀 선수들이 목에 메달을 걸고 경기장에 응원 온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유럽의 우크라이나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쉽게 우승 트로피를 놓쳤지만 FIFA가 주관하는 남자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내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 U-20 대표팀은 16일 오전1시(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의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대회 결승전에서 이강인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이강인이 주도권을 잡는 페널티킥 골을 기록했지만 이후 블라디슬라프 수프리아하에게 동점골과 결승골을, 후반 44분 헤오르히 치타이쉬빌리에게 쐐기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일본(16강), 세네갈(8강), 에콰도르(준결승)를 차례로 꺾고 사상 첫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은 짜임새 있는 우크라이나를 극복하지 못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의 최초 우승도 물 건너갔다. 카타르가 1981년 호주대회, 일본이 1999년 나이지리아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했지만 각각 서독에 0-4, 스페인에 0-4로 패하면서 준우승에 만족했다.

그러나 FIFA가 주관하는 대회로는 한국 남자팀의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앞서 1983년 U-20 월드컵 4강,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이날 한국은 3-5-2 전술을 가동했다. 오세훈과 이강인을 투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조영욱과 김세윤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김정민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이재익, 김현우, 이지솔이 스리백을 맡았다. 좌우 윙백에 최준과 황태현이, 골문은 이광연이 맡았다.

초반 기선은 한국이 제압했다.

한국은 킥오프 2분 만에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김세윤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돌파하던 중 우크라이나의 수비수 다닐로 베스코로바이니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반칙 순간에 휘슬을 불지 않았지만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반칙을 확인,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전반 5분 키커로 나선 이강인은 골키퍼의 움직임을 파악하며 강하게 왼발슛으로 오른쪽으로 때려 우크라이나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의 이번 대회 6번째(2골 4도움) 공격포인트였다.

선제골을 내준 우크라이나는 공세를 취하며 한국을 압박했다. 특히 전방 압박과 중원에서 높은 점유율로 흐름을 잡았다.

전반 34분 한국은 동점골을 허용했다. 

우크라이나는 불레차가 전방으로 투입한 프리킥을 오세훈이 머리로 거둬냈지만 이 볼이 전방으로 재투입되면서 문전에 자리했던 블라디슬라프 수프리아하에게 이어졌다.

수프리아하는 재빠른 오른발슛으로 한국의 왼쪽 골그물을 흔들며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우크라이나에 측면 공격이 살아나면서 한국은 역습의 기회를 노렸지만, 전반 막판 김세윤과 오세훈의 잇따른 왼발 중거리슛 시도가 크로스바를 넘으면서 1-1로 전반을 마쳤다.

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에서 이강인이 전반 페널티킥을 성공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에서 이강인이 전반 페널티킥을 성공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세윤을 대신해 스피드가 장점인 엄원상을 투입해 4-2-3-1 전술로 바꿨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강했고, 후반 8분 역습 위기에서 수프리아하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유킴 코노플리아가 중원에서 전진 패스를 내준 볼을 이어받은 수프리아하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골키퍼와 독대하며 오른발슛으로 한국의 골네트를 갈랐다.

다급해진 한국은 조영욱 대신 전세진을 투입해 반전을 꾀했지만 우크라이나는 탄탄했다.

후반 19분에는 이강인의 크로스를 엄원상이 헤딩으로 골을 노렸지만 골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25분에는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이재익이 위협적인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골키퍼 손에 걸린 후, 골포스트를 맞아 아쉬움이 더 컸다.

이후 34분 이규혁으로 마지막 카드를 소진했으나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후반 44분 역습에서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크라이나의 헤오르히 치타이쉬빌리는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파고든 뒤 왼발슛으로 쐐기골을 꽂았다.

마침내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고, 벤치에 있던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만끽하며 우승을 확신했다.

우승을 놓친 태극전사들은 허탈한 마음에 눈물을 글썽이며 응원해준 한국 응원단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방송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90분 동안 최선을 다해 전술적으로 수행했지만, 감독인 나의 부족한 부분으로 잘 할 수 있었던 걸 못했다"며 "최선을 다해 뛰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선제골을 넣고 난 후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압박하면서 하고자 한 것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지키고자 한 것은 좀 아쉬웠다. 결정력도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계기로 선수들이 발전된 모습을 갖고 한국으로 돌아가 기량을 펼쳐 보일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애정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정 감독은 "국민 여러분, 밤늦은 시간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한편 경기가 끝난 뒤 시상식에서 이번 대회 2골 4도움의 이강인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는 골든볼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선수가 FIFA 주관 대회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것은 이강인이 처음이다. 

대표팀은 오는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정오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환영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