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드론’ 즉각 대응…SK텔레콤 ‘안티드론 솔루션’ 선보여
‘불법 드론’ 즉각 대응…SK텔레콤 ‘안티드론 솔루션’ 선보여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6.1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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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대·육군53사·한빛드론과 협력, 대응시스템 시범 구축
황광명 신라대학교 교수가 지난 12일 부산 신라대에서 열린 SK텔레콤-신라대-육군 53사-한빛드론 등의 '불법드론 공동대응 시스템' 시연행사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이미지=신아일보)
황광명 신라대학교 교수가 지난 12일 부산 신라대에서 열린 SK텔레콤-신라대-육군 53사-한빛드론 등의 '불법드론 공동대응 시스템' 시연행사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이미지=신아일보)

공항 인근 공터에서 허가받지 않은 드론이 이륙하자 관제센터에선 경고음이 뜬다. 이내 현장에 도착한 관제드론이 보내온 실시간 고화질 영상으로 위해물 탑재여부가 확인됐고, 군인들이 출동해 불법드론과 조종사를 제압한다.

지난 12일 부산 신라대학교에선 SK텔레콤과 신라대, 53사단, 한빛드론 등이 함께 개발한 ‘불법 드론 공동 대응 시스템 및 체계’의 시연이 열렸다.

불법 드론은 군·공항 관제권, 기차역 주변 등 비행 금지·제한 구역을 승인 없이 비행하거나 허용 고도·시간·기체무게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해당한다.

SK텔레콤 등이 이번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불법드론에 대한 위험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 개트윅, 독일 프랑크프루트 공항에서 불법 드론의 침입으로 항공 운항이 수일 간 중단됐고, 일본과 베네수엘라에선 방사능 물질과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이 주요 인물, 시설을 공격한 바 있다. 또 국내선 지난달 제주 정석비행장에 드론이 출현해 항공기 운항을 한때 중단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황광명 신라대학교 교수는 “작년 11월부터 연구를 준비할 당시만 해도 ‘과연 불법드론 많이 나올까’ 했지만, 5개월 간 실증한 결과 약 900대의 불법드론이 트래킹 됐다”며 “전국단위로 연간 3만건 전후의 불법드론이 이착륙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누구도 이 심각성에 고민하는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장을 한다면 매일 먹는 물, 정수장과 취수장,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원 등에서 테러를 가하면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신라대학교 IoT 실증센터에 마련된 '무인항공기 통합관제 센터'.(이미지=신아일보)
신라대학교 IoT 실증센터에 마련된 '무인항공기 통합관제 센터'.(이미지=신아일보)

이들이 구축한 불법 드론 대응 체계는 크게 △탐지 △식별 △추적 △무력화 △위해 요소 제거 5단계로 나뉜다. 

‘탐지’는 신라대에 구축된 ‘안티 드론 솔루션’이 담당한다. 일종의 ‘드론 레이더’로, 중국 DJI의 안티드론 시스템 ‘에어로스코프’가 핵심장비다. 20미터(m) 높이의 신라대 철탑에 설치돼 반경 18킬로미터(km) 내에서 드론 조종 시 발생하는 주파수 신호를 감지해 불법 드론과 조종사의 위치를 파악한다. 비행 금지 구역 내 드론이 이륙하면 비상음과 함께 정확한 좌표가 시스템에 표시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안티 드론 솔루션’의 탐지율은 약 90% 이상이다. 이 솔루션은 드론 이륙을 10초 내 포착하며, 드론과 조종사 위치도 반경 20m 오차 내에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불법 비행을 파악하면 ‘식별과 추적’을 위해 ‘5G 가드 드론’이 출동한다. ‘5G가드 드론’에는 드론에 각종 명령을 내리고 초고화질 영상을 전송하는 ‘T라이브캐스터’ 솔루션과 5G 스마트폰이 탑재돼 있다.

‘T라이브 캐스터’는 안티 드론 솔루션에 표시된 불법 드론 좌표를 5G 망으로 곳곳에 대기 중인 가드 드론에 실시간 전달한다. 5G 가드 드론은 불법 드론 위치로 자율 비행을 통해 이동 후 움직임을 감지해 추적하게 된다.

T라이브 캐스터와 5G 스마트폰이 촬영한 현장 영상은 실시간으로 신라대와 군 상황실로 전송돼 불법 드론에 탑재된 물체를 식별하도록 도와준다. 최대 10배까지 확대 가능하다. 5G 망으로 고품질 영상을 지연시간 없이 전송할 수 있다.

‘무력화와 위해 요소 제거’에는 육군과 ‘재밍건(Jamming Gun)’이 활약한다. 불법 드론에 폭발물 등이 확인되면, 육군 53사단 5분 대기조가 출동해 재밍건을 발사하고, 위해자를 제압한다. 

모형소총에 장착된 재밍건.(이미지=신아일보)
모형소총에 장착된 재밍건.(이미지=신아일보)

재밍건은 드론 조종사와 불법 드론 사이의 전파를 교란해 드론을 제자리에 정지시키고, 강제 착륙 시키는 특수 장비다. 소총에 탈부착 시키는 형태로, 국내 업체인 비에이솔루션즈가 자체기술로 개발했다. 고도 500m에 비행하는 드론까지 제압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의 솔루션으로 불법드론의 즉각적인 제압은 힘들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드론테러는 공중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빠르게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다. 이날 시연에서 불법드론의 탐지와 가드드론 출동은 비교적 빨랐지만, 제압병력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10여분 가량 소요됐다.

최낙훈 SK텔레콤 5GX IoT·Data 그룹장 “현재 기술로는 가드드론으로 제압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며 “원격으로 탐지드론을 조정해 확인하는 것 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 그룹장은 “제압에는 (불법) 드론 자체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도 있지만, 드론을 조정하는 사람도 잡아야 한다”며 “그래서 (대응) 시나리오도 관제센터와 탐지드론, 군병력이 함께 하게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