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름답고 따뜻한 친서 받았다"… 3차 회담 긍정적 언급
볼턴 "3차회담 열쇠는 金 손에"… 靑 "친서 보낸 것 알고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에 청신호가 켜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답고 따뜻한 친서를 받았다"며 "그 편지를 고맙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아름답고 따뜻'이라고 묘사한 것으로 미뤄봤을 때 싱가포르 회담 1주년을 맞아 안부 인사와 하께 정상간 신뢰관계를 강조하는 등 긍정적인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며 지금 당정은 아니지만 3차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계속을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기에 조만간 남북·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며 남·북·미 간 접촉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 직후에 공개된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북미 관계가 고비를 겪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는데, 김 위원장이 지난해부터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이번을 포함해 공개된 것만 7차례다.
북미 정상 간 신뢰와 '톱다운' 방식의 소통을 상징해 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싱가포르 1차 회담을 3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회담을 취소하자 김 위원장은 6월 1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친서를 전달했고, 트럼프는 즉석에서 "싱가포르 회담을 그대로 개최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1월 말에도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을 찾아 트럼프에게 친서를 전달한 직후 백악관은 2차 하노이 회담 개최를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12일 서울에서 한 연설에서 "그동안 전혀 대화나 콘택트(접촉)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북미 간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핵화 방법론에서 이견이 여전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쉽사리 3차 회담에 나서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북 강경론자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 3차 북미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전적으로 가능하지만, 열쇠는 김 국무위원장의 손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3차 회담에 대한 의지보다는 북한이 먼저 양보하고 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김 위원장의 친서와 관련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윤 수석은 친서 내용 등에 대해서는 "그 이상은 밝히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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