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핵화 후보상 美 일괄타결식 빅딜에 북한은 '수용불가' 원칙론
연말 '시한' 정해놓고 美 태도변화 요구… 브로맨스 분위기는 유지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린지 12일로 1년을 맞이하지만 비핵화를 두고 이견이 여전해 북미간 국면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은 '스트롱맨'간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전세계 주목을 받았다.
양 정상은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만나 4개항으로 구성된 6.12 북미공동성명에 서명하면서 비핵화를 위한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6·12공동성명'에는 북미간 신뢰구축이 비핵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원칙에 합의하고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에서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 등을 명시했다.
그러나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의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무협상은 속도를 내지 못했고, 이러한 상태로 양 정상은 8개월 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났다.
결국 2차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합의문에 서명하지 못하고 '노딜'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물을 남겼다.
첫 번째 만남 이후 조성됐던 기대감이 우려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결렬로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미간 비핵화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상태다.
이유는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북미간 이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선비핵화 후보상을 전제로한 미국의 일괄타결식 빅딜에 북한은 수용불가 입장 견지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은 최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6.12 북미공동성명이 의미 없는 빈 종잇장이 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4일과 9일 잇따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판을 뒤흔들었다.
이에 미국은 북한 석탄을 불법 운송한 혐의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하며 대북제재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이런 대치 분위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북한이 연말을 사실상 시한으로 정해놓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도발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새로운 협상법을 들고 나오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북미 간 협상 시한을 올해 연말까지로 제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향적인 요소가 없다면 북미 간 협상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시한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주목할 점은 북미 정상이 직접적 비난은 자제하며 이른바 '브로맨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톱다운 방식'을 토대로 한 교착 국면 돌파 가능성을 완전히 배재할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년 특별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리 북핵 문제에 관심이 많더라도 (한국에) 수시로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북한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만약 6월 기회를 놓치게 되면 상황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