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기념식·文의장 초월회 모두 불참
"국회 무시하고 배제하며 무슨 정치 하겠다는 건가"
자유한국당이 국회일정 등에 잇따라 불참하며 '셀프패싱'을 자초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4당 대표는 10일 '초월회'를 열고 두 달 넘게 '식물국회'가 된 현 상황에 대한 성토를 쏟아냈다.
초월회는 당파를 초월해 협력을 도모하는 모임으로, 문 의장이 시작한 모임이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불참했다.
이날 앞서 열린 제32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도 황교안 대표는 불참했다.
이날 여야 지도부가 참석하는 내·외 행사에 모두 불참한 셈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여야는 이날 초월회 모임에서 한국당의 불참을 두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은 1987년 6월 항쟁 32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여기 오신 각 당 대표들이 전부 남영동에 있는 민주인권기념관에 모여 기념행사를 했다"며 "그 자리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안왔고, 이 초월회 자리에도 안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길거리 현장에 나가 투쟁하신다는데,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에 와서 법을 만들고 예산을 심의하도록 발목잡지 말고 일 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앞서 국회에서 열린 확대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서도 "대통령과의 회동도 결국 무산시키고 오늘 초월회 회동에도 불참한다고 하는데 무슨 명목으로 민생을 말하고 거리 투쟁에 나서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면서 "이제라도 마음을 바꿔 일터로 복귀할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참 답답하다. 황 대표는 무슨 일로 못 오신다고 하는가"라며 "그렇게 국회를 무시하고 배제하면서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지난달 초월회 모임을 가질 때와 달라지지 않은 국회 상황에 대해 안타깝다"며 "지금 경제위기가 더 심각해지면 내년 총선에서 더 유리해질 것이라는 지극히 편협하고 정파적인 판단에 따라 제1야당이 도박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닌가 의구심마저 들 지경"이라고 황 대표와 한국당을 맹비난했다.
앞서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 정상화도 되지 않았다. (정상화 되지 않은) 원인들이 제거돼야 한다"면서 초월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당 측은 불참 이유에 대해 '일정상의 이유'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셀프패싱을 자초해 여론을 형성하고, 정국 주도권을 쥐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회를 마비시켜 반대하고 있는 패스트트랙 자체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기획패싱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이후 처음으로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불참한 채 반쪽으로 열렸다.
사개특위는 이날 경찰법 개정안과 국가정보청 설치에 관한 법률안 등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법안 중 민주당과 한국당이 대표발의한 법안 2건씩 총 4건의 법안을 상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