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 파업 동력 상실…조합원 대부분 정상 출근
르노삼성 노조, 파업 동력 상실…조합원 대부분 정상 출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6.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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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체 근로자 출근율 72%…노조원도 절반 이상 출근
파업 참여율 하락세 관측…“생산 의지 보여주고 있는 것”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지난 5일 전면 파업에 들어가며 투쟁 수위를 높였지만, 정상 출근해 부품생산 작업에 나서면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조합원이 나타났다. 이를 두고 업계는 노-노 갈등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르노삼성 근무자 1429명 가운데 1029명이 출근율 72%를 기록했다. 노조원 기준으로는 주간 근무조 1079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723명이 출근했다.

특히 전면 파업 이후 처음으로 맞은 주말인 지난 8∼9일 동안 주말 특근을 신청한 근로자들이 출근했다. 지난 8일에는 40여명의 근로자가 출근해 애프터서비스(A/S) 부품 생산을 했으며 9일에는 20여명이 생산 설비점검을 하며 예정된 특근을 했다.

관련업계는 전면 파업 기간 중 진행된 주말 특근이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는 만큼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율은 크게 떨어졌다고 풀이하고 있다.

전면 파업 이후 첫 근무일이었던 7일에도 주간 66%, 야간 55%의 조합원이 출근하면서 파업 참가율이 크게 하락한 양상을 보였다.

이에 노조 측은 비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한 출근이라고 주장하며 모든 인원이 전면 파업에 동참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전면 파업 이전에는 하루 동안 주·야 합쳐서 약 900대 생산했지만 파업 이후에는 주·야 모두 합쳐 하루 40대 정도만 생산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출근한 인력이 생산 라인 한 곳에 평소 25∼26명 있었다면, 현재는 3∼4명만 출근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출근하는 인원의 경우 비조합원을 중심으로 출근하고 있다”면서 “노조의 결속력을 다지면서 회사에 출근하는 나머지 인력까지 끌어올 수 있게끔 동력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노갈등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노조 집행부의 투쟁 수위가 높아지면서 파업에 지친 조합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고) 출근한 인력들이 조합원과 비조합원이 섞여 있을 수 있다”면서도 “비조합원들도 노조 조합원 대상이지만 이미 가입했다가 탈퇴한 인력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생산에 대해 “일부 라인이 멈추면 전체 라인의 생산이 멈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노조의 주장대로라면 전면 파업했으니 단 한 대도 생산하지 않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태로 계속 간다면 정상적인 가동은 어렵겠지만 남아 있는 출근한 직원들과 회사는 단 한 대라도 더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사측은 남아 있는 인력들을 재배치하며 자동차 생산을 위해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근로자들 사이에서)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에서 지금 하는 투쟁이 무엇을 위한 투쟁이냐는 의문을 갖게 됐다”며 “노조의 투쟁을 통해 르노삼성의 미래를 맡기는 게 미덥지 못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6월부터 11개월여에 걸쳐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진행하며 난항을 겪어왔다. 이후 지난달 16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1.8%의 반대표가 나와 부결되자 지난 3일부터 재협상을 위해 협의를 벌여왔다.

하지만 노사는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노조는 지난 5일 오후부터 전면 파업을 시작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