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먹구름에 정부 재정확대론 목소리 커져
수출 먹구름에 정부 재정확대론 목소리 커져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6.0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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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 전쟁에 한국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마저 반등을 장담할 수 없게 되면서 성장세를 유기하기 위해서는 정부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기준연도 2015년·계절조정)에 대한 최종소비지출(총소비)은 30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308조8000억원)와 비교해 3000억원(-0.1%) 줄었다.

최종소비지출은 한국경제 전체의 소비 현황을 나타내주는 국민계정 통계로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로 구성된다.

1분기 한국경제가 명목 가치 기준으로 0.8% 역성장(실질 성장률은 -0.4%)한 점을 고려하면 총소비는 그나마 버텨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사정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민간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소비가 전체 소비를 떠받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종소비지출 구성항목 중 정부소비는 1분기 중 9000억원(1.1%) 늘어난 반면 민간소비는 1조2000억원(-0.5%) 감소했다.

민간소비 위축은 최근만의 일이 아니다. 명목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2000년 54.5%에서 지난해 48.0%로 6.5%포인트 하락한 반면 정부소비의 비중은 같은 기간 10.9%에서 16.1%로 5.2%포인트 상승했다.

고용 여건이 악화하고 가계부채로 가계가 소비할 여력이 고갈된 상황에서 사실상 재정지출이 오랜 기간 성장의 버팀목이 돼왔던 것이다.

사정이 어려운 것은 내수의 근간인 민간소비만이 아니다. 국민계정 지출통계에서 재화 및 서비스의 수출은 지난해 3분기 206조4000억원에서 4분기 198조1000억원, 올해 1분기 185조4000억원으로 반년 새 10.2% 감소했다.

수출액은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 전쟁 격화로 수출 여건은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낸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은 추가적인 경기 활성화를 위한 상당한 재정적 여력을 갖고 있다”며 확장적 재정정책을 주문했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