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음원 ‘플로’ 출범 초부터 호된 신고식
SK텔레콤 음원 ‘플로’ 출범 초부터 호된 신고식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6.09 12: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 초 유니버설뮤직 음원공급 중단에 이용자 불만 속출
(이미지=플로)
(이미지=플로)

SK텔레콤의 신규 음원서비스 ‘플로(Flo)’가 출범 초부터 대형 음원 권리사와 협상지연으로 서비스에 곤혹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플로’는 유명 음원 중심으로 서비스 정상화를 했지만, 다양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플로는 지난 4월 초 별도의 공지도 없이 글로벌 음원 유통사 유니버설뮤직의 음원을 갑작스래 공급 중단했다. 영화 보헤미안랩소디로 잘 알려진 ‘퀸’을 비롯해 마룬5, 아리아나그란데, 콜드플레이, 레이디가가, 마이클 잭슨 등 해외 유명가수들의 음원이 플로에서 사라졌고, 이용자들의 원성이 이어졌다.

구글플레이의 플로 리뷰 란을 살펴보면 ‘듣던 팝송이 갑자기 권리사의 요청으로 재생할 수 없다고 한다’, ‘이런 것도 못 듣게 하면서 유료서비스가 말이 되냐’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사태의 발단은 새로운 음원 플랫폼 출범에 음원권리사와의 계약이 제대로 승계되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초 플로에서 유니버설뮤직의 음원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이미지=구글플레이)
지난 4월 초 플로에서 유니버설뮤직의 음원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이미지=구글플레이)

SK텔레콤은 로엔엔터테인먼트(멜론)의 매각 후 음원 서비스 시장 재진출을 추진해 왔다. 자회사 아이리버(현 드림어스컴퍼니)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 3사 음원의 기업간거래(B2B) 유통권을 얻었고, NHN벅스가 보유한 그루버스의 지분을 추가 인수했다.

또 작년 말엔 그루버스의 음원서비스 플랫폼 ‘뮤직메이트’를 플로로 업그레이드 하고, 올해 3월 아이리버와 그루버스의 통합법인 ‘드림어스컴퍼니’를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플로 서비스의 운영주체가 그루버스에서 아이리버로 변경됐고, SK텔레콤은 멜론에 십수년간 제공하던 제휴 할인혜택을 중단하며 플로에 힘을 실기도 했다.

유니버설뮤직 관계자는 “기존에는 뮤직메이트, 벅스와의 계약”이라며 “플로로 (서비스가) 넘어가면서 계약조건 등을 새롭게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요율을 비롯해 마케팅 조건 등 다양한 부분에서 협의를 진행하다보니 (음원 등록이) 조금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후 플로 운영진은 사태 발생 보름이 지난 4월17일경 ‘권리사와의 협약이 완료됐다’고 밝혔고, 사라진 음원들은 장애발생 한 달이 지난 5월2일 경 상당수 복구 됐다.

다만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선 아직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주로 제기되는 문제는 플로에 음원이 다양하지 않고, PC버전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플로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기기에서 '앱' 형태로만 사용가능하다.

또 음원 다운로드 방식으로 MP3가 아닌 DRM(Digital Rights Management)만 지원한다는 점도 불만사항으로 꼽힌다. DRM은 음원권리 보장을 위한 기술로, 음원 재생 기간과 플레이어에 제약을 걸 수 있다. 현재 플로에서 음원을 다운로드할 경우, 다운로드 시점을 기준으로 30일까지 플로 앱에서만 재생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객 선택권 확대를 위해 다양한 음원과 콘텐츠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PC버전 출시, DRM해소 등에 대해 선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