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애국 앞엔 보수-진보 없다… 기득권 매달리면 진짜 아냐"
文대통령 "애국 앞엔 보수-진보 없다… 기득권 매달리면 진짜 아냐"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9.06.0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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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회 현충일 추념식 참석… "보수든 진보든 모든 애국 존경한다"
"국가 위해 헌신한 마지막 한 분까지 찾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책무"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애국 앞에는 보수와 진보가 없고,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애국"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통해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사람이나 생각을 보수나 진보로 나누며 대립하던 이념의 시대가 있었다"며 "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에는 보수와 진보의 역사가 모두 함께 어울려 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독립과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에는 보수와 진보의 노력이 함께 녹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저는 보수이든 진보이든 모든 애국을 존경한다"며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우리는 누구나 보수적이기도 하고 진보적이기도 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보훈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나라를 위한 일에 헛된 죽음은 없다"며 "나라를 위한 희생은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명예로운 일이다. 오늘의 우리는 수많은 희생 위에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애국은 바로 이 소중한 기억에서, 우리의 보훈은 바로 이 소중한 책임감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현충원에 묻힌 한 분 한 분은 그 자체로 역사이고, 애국이란 계급·직업·이념을 초월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하고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최근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도중 정박용 밧줄 사고로 숨진 고(故) 최종근 하사를 언급하며 "또 한명의 장병을 떠나보냈다"며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고인을 국립대전현충원에 모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행사에 참석한 최 하사의 유족들을 언급하며 참석자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달라"고 위로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또 "정부는 9·19 군사합의 이후 비무장지대 지뢰 제거를 시작으로 유해 67구와 3만여 점의 유품을 발굴했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마지막 한 분까지 찾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책무"라고 언급했다.

이어 "유전자 대조자료가 없어 어렵게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많은 영웅들이 무명용사로 남아있다"며 "유가족들이 유전자 확보에 협력해주시면 정부는 최선을 다해 가족을 찾아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과 유족들께 국가의 의무를 다하겠다. 유공자 가족의 예우와 복지를 실질화하고 보훈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최근 해외에 계신 독립유공자의 유해도 조국의 품으로 모셔왔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이 자부심을 가질 때 비로소 나라다운 나라가 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 100년, 우리는 식민지를 이겨냈고 전쟁의 비통함을 딛고 일어났으며 서로 도와가며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이뤄냈다"며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의 길은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나선, 장엄한 길이었다"며 "되찾은 나라를 지키고자 우리는 숭고한 애국심으로 전쟁을 치렀지만, 숱한 고지에 전우를 묻었다"면서 경제성장의 과정에서도 짙은 그늘이 남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면서도 과거를 잊지 않게 부단히 각성하고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되새기며,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통찰력을 가지고 바라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우리에게 선열들의 정신이 살아있는 한 대한민국은 미래를 향한 전진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국가유공자들께 다시 한번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