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강호순 얼굴 공개하라" 거친 항의
시민들 “강호순 얼굴 공개하라" 거친 항의
  • 박성규기자
  • 승인 2009.02.01 1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씨, 연쇄살인 희생자별 현장검증서 태연히 범행 재연
1일 오전 9시40분께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을 태운 차량이 군포시 금정동의 한 먹자골목에 들어서자 현장검증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곳의 노래방에서 만난 도우미 배모씨(45)를 상대로 강호순의 살인행각이 시작됐다.

현장검증이 이뤄진 이 곳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구경 온 시민들의 모습만 있을 뿐 배씨의 유가족은 보이지 않았다.

무릎까지 오는 길이의 검정색 점퍼를 입고 모자를 깊게 눌러쓴 강호순은 지난 2006년 12월13일 살해한 배씨를 유인하던 현장을 재연하기 위해 차량에서 내렸다.

강씨가 배씨를 유인한 S노래방은 지하층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허름한 모습을 하고 있다.

강씨는 노래방 앞에서 5분여 정도 배씨를 유인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다시 차량에 올라탔다.

범행 당시의 상황을 태연히 재연하는 강씨의 모습을 본 시민들은 곳곳에서 "강호순의 모자를 벗겨라"라며 소리를 질렀다.

최모씨(48)는 "7명이나 되는 여자들을 무참히 살해한 살인마에게 무슨 인권이 필요하냐"며 "얼굴을 공개하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강씨를 태운 차량은 수많은 취재진과 시민들을 뒤로 하고 살해와 암매장이 이뤄진 곳을 향해 달렸다.

강씨를 태운 차량은 20여분을 달려 화성시 비봉면 자안리 39번 국도에 도착했다.

배씨의 살해와 암매장은 이곳에서 불과 800m를 사이에 두고 이뤄졌다.

강씨는 10시58분께 무쏘차량에서 곡괭이를 꺼내 매장 장소에 던져두고 목에 넥타이가 묶인 반나체의 마네킹을 끌어내렸다.

강씨는 마네킹의 머리를 잡고 매장 장소로 끌고 간 뒤 곡괭이로 땅을 파서 마네킹을 묻고 차에 올라탔다.

20여분간 진행된 현장검증을 지켜본 50여명의 주민들은 강씨의 잔인한 범행에 충격을 받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배씨의 유가족 모습은 이곳에서도 볼 수 없었다.

홍모씨(53.여.서울 강동구)는 "20대 중반의 딸이 둘이나 있는데 여자들이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앞섰다"며 "처음에 실종사건이 터졌을때 서둘러 수사를 하고 범인을 잡았다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