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대우조선 현장실사 무산…노조 저항 거세져
현대重, 대우조선 현장실사 무산…노조 저항 거세져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6.0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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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노조 옥포조선소 막아서며 실사단 진입 막아
현대중, 노조와 대화 시도…“고용안정 약속 반드시 지킬 것”
3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의 방문을 반대하는 노조원들. (사진=연합뉴스)
3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정문 앞에서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의 방문을 반대하는 노조원들.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법인분할)을 승인한 가운데, 노동조합이 3일 전면파업에 돌입하며 지속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현장실사도 무산돼 앞으로 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파업을 시작하고 물적분할 무효를 주장하며 울산 본사 내 노조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번 파업은 지난달 31일 임시 주총에서 회사의 물적분할이 통과된 이후 처음이다.

앞서 사측은 당초 주총장이었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이 노조에 의해 진입이 불가능하자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장소를 변경해 주총을 열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주주들이 변경된 장소, 시간을 충분히 알 수 없었고 현실적으로 이동하기 쉽지 않았다며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확성기와 유인물 등을 통해 현장에서 충분히 알렸으며 버스 등을 이용해 주주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노조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이날부터 진행하려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장실사도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 등 20여명으로 꾸려진 현장실사단은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대우조선의 핵심생산시설인 옥포조선소에서 현장실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우조선 노조 측이 옥포조선소 주변 6곳에 인력을 배치하고 실사단의 진입을 막아서면서 실사단은 결국 철수했다.

사측은 옥포조선소 내부 진입 시도에 앞서 노조에 대화를 요청했지만 노조 측은 “매각 철회 조건이 없다면 실사단과 접촉하지 않겠다”며 대화를 거부했다.

이 같은 노조의 강경한 입장에 강영 현대중공업 실사단장은 “노조가 막고 있어서 (현장실사를) 못하는 상황이지만 돌아가서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 측은 고용안정을 약속하며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는 이날 담화문을 내고 “분할 후에도 어떠한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약속한다”며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안정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과 회사 모두 미래를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당장 이해득실만 따질 것이 아니라 열린 자세로 합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 마련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에 따라 지주회사로 바뀐 한국조선해양(KOSE)이 출범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오전 본점 소재지인 서울 계동 현대빌딩에서 이사회를 열고 권오갑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본점 소재지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조선 자회사들의 컨트롤타워 역할과 함께 연구·개발(R&D)과 엔지니어링 기능을 통합한 기술중심회사로 운영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