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잘 살고 못 사는 것을 경제적 관점에서만 평가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급격한 노령화와 인구절벽을 맞닥뜨리며 곳곳에서 경고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또 이에 따른 양극화의 우려도 날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96만명인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내년부터 향후 10년간 연평균 48만명씩 늘어나 2025년에는 1000만명을 넘겨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또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내년부터 15~64세 생산연령인구가 연평균 33만명 정도 급감해 2029년에는 3434만여명으로 10년 새 325만명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초고령화에 따른 인구 변화는 결국 사회 양극화를 가속화 시킬 수밖에 없다. 지금도 경제적 양극화는 우리 근현대사에서 산업화 이후 벌어진 격차로 인해 다수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극단적일 정도다. 저소득·극빈층과 나홀로 노인층의 증가도 그렇거니와 청년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것은 기본이고 집과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는 소위 ‘N포세대’가 이상하지 않은 것이 그렇다.
그리고 이런 극단적 양극화에 따른 사회 불신의 인식이 고착화 되고 있는 문제도 심각하다.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성공의 조건으로 ‘금수저’를 꼽고 경제적 평등과 공정성에 강한 불신을 갖고 있다는 연구 조사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성인 3878명을 대상으로 사회갈등 인식을 조사한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소득격차는 너무 크다’는 의견에 동의한 사람이 85.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2.7%에 불과했다.
그리고 조사에서는 인생 성공의 조건으로 ‘부유한 집안이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한 비율이 80.8%에 달해 우리사회는 소득 불평등과 경제 공정성의 부정적 인식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불평등, 불공정, 불신의 한국 사회에 경제 성장률마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며 빨간불이 켜지면서 양극화는 앞으로 더 심해 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OECD국가 중 출산율은 가장 낮고, 자살률은 가장 높은 현실을 보며 양극화의 문제를 마냥 내버려 둘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회 양극화와 구성원의 불신이 계속돼 임계점에 다다르면 결국 사회는 붕괴될 수밖에 없다.
초고령화나 양극화와 같은 문제들은 정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정·재계, 노동계는 머리를 맞대도 부족할 시간에 엇박자만 내면서 시간낭비를 하는 모습은 답답할 따름이다.
사회적 합의는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것임을 정쟁과 밥그릇 챙기기에만 여념 없는 몇몇 기득권층 인사들은 다시 한 번 깊게 새겨 국가 백년의 초석 마련에 힘 쏟길 당부한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