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8명 "韓소득격차 크고, 성공하려면 부잣집서 태어나야"
국민 10명 중 8명 "韓소득격차 크고, 성공하려면 부잣집서 태어나야"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9.06.0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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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한국의 소득격차가 너무 크고, 성공하려면 부유한 집안 출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의 성인 3873명을 대상으로 사회갈등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의 소득격차는 너무 크다'는 의견에 '매우 동의' 39.7%, '약간 동의' 45.7% 등 동의한다는 의견이 85.4%가 넘었다.

반면 '소득격차는 너무 크다'에 대한 의견에 '매우 반대', '약간 반대' 의견은 각각 0.2%, 2.5%에 불과했고, '동의도 반대도 아니다'는 11.9%였다.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사이의 소득격차를 줄이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는 의견에는 '매우 동의' 14.6%, '약간 동의' 41.0%로 절반 이상이 소득 격차 해소와 관련한 정부 개입에 찬성했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13.6%였고 나머지는 중립적이었다.

소득격차 뿐만 아니라 공정성에 대한 인식도 전반적으로 나빴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데 부유한 집안이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한 비율은 80.8%로 나타났고, 중요하지 않거나 보통이라고 생각한 비율 19.2%에 그쳤다.

'한국에서 높은 지위에 오르려면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데 동의한다는 비율도 66.2%로 절반을 넘었다.

또 사회에 불평등이 팽배해 있다는 인식이 높았고 특히 사법·행정에 대한 불신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의 집행'이 평등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견은 12.5%에 그쳤다.

'일생 노력하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매우 높다'는 의견은 1.6%에 그쳤다. '약간 높다'는 의견은 36.6%, '매우 낮다'는 의견은 15.3%, '약간 낮다'는 41.2%였다.

'자식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변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매우 높다'는 의견은 1.6%에 불과했고, '약간 높다' 44.1%, '약간 낮다' 36.0%, '매우 낮다' 8.9% 순이었다.

보사연 관계자는 "불평등·불공정에 대한 인식은 마지노선을 넘어서면 사회에 아노미와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과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는 등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어 불평등·불공정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ooeun_p@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