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물적분할 저지' 사흘째 주총장 점거농성
현대重 노조, '물적분할 저지' 사흘째 주총장 점거농성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5.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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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예상 장소 한마음회관 출입문 봉쇄하고 외부 진입 막아
조합원 차량서 시너와 쇠파이프 등 발견…물리적 충돌 대비 의혹
29일 오전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원. (사진=연합뉴스)
29일 오전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원.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노조가 물적분할(법인분할)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29일 사흘째 점거하면서 이틀 연속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 와중에 조합원 차량에서 시너와 쇠파이프 등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9일 오전 8시부터 조합원들이 전면파업에 들어가고 지난 27일부터 점거 농성 중인 한마음회관에 모여 점거를 이어가고 있다.

주총 예상 장소인 한마음회관을 점거한 조합원은 출입문을 봉쇄해 외부 진입을 막고 있다.

나머지 조합원들은 건물 밖에서 농성장을 지키며 음식을 안으로 제공하고 일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조합원과 교대해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주총이 예정된 오는 31일까지 점거 농성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에 사측은 한마음회관 시설물보호와 조합원 퇴거를 경찰에 요청했지만 노조 측은 이를 거부한 상황이다.

경찰은 노사 충돌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19개 중대 2000명가량을 농성장 주변에 배치했다.

노조는 회사가 물적분할되면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으로 옮겨지고 부채 대부분은 신설 현대중공업에 몰리게 돼 구조조정과 근로관계 악화 우려가 있다며 주총 개최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고용안정과 단체협약 승계를 약속하고 노조에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 노조가 한마음회관을 점거하며 시너, 쇠파이프 등을 보유한 정황이 드러나 물리적 충돌을 대비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8일 보안요원은 전날 주총회장 점거에 나선 노조원 차량에 있던 20리터(ℓ) 시너 한 통과 쇠파이프 39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출동해 시너와 쇠파이프 등을 압수했다.

이에 노조 측은 “시너는 현수막이나 깃발에 페인트로 글씨를 쓸 때, 쇠파이프는 천막 지지대로 쓰기 위한 용도”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에 앞서 노조원 3명은 당일 오후 9시40분쯤 본사 내 비품창고에서 회사 소유 자재인 비닐 롤 18개와 대형 스티로폼, 청테이프 81개 등을 노조 차량에 싣다가 사측 보안요원에게 적발됐다.

이에 사측은 절도 혐의로 노조원들을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경찰은 노조 측이 일부 물품이 노조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어 위법 상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