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없는 반도체 시장…삼성전자 매출 낙폭 최대
승자 없는 반도체 시장…삼성전자 매출 낙폭 최대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5.2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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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선전 속 삼성전자 최대 낙폭 기록
(이미지=연합뉴스)
(이미지=연합뉴스)

올해 1분기 세계 반도체 시장의 불황에 글로벌 10대 반도체 기업 모두 매출 하락을 겪었다. 특히 메모리사업이 주력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시스템 반도체 강자인 인텔은 비교적 선전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1162억달러 대비 12.9% 감소한 101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2분기 이후 연간대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IHS마킷은 매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메모리 불황을 꼽았다. 메모리 시장은 1분기 전체 매출이 2018년 4분기 대비 25% 감소하며 급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DRAM 매출은 26.1%, NAND 플래시는 23.8% 감소했다.

론 엘왱어(Ron Ellwanger) IHS마킷 책임연구원은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메모리를 제외하면 1분기 감소 폭은 4.4%에 그쳤을 것”이라며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외에도 재고 증가, 주요 시장의 수요 감소 등 다른 요인도 매출 부진을 이끈 요인으로 지목된다”고 말했다.

(자료=IHS마킷)
(자료=IHS마킷)

10대 반도체 기업 중엔 2위를 기록한 삼성전자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6%로, 10대 기업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IHS마킷은 “수요 감소, 재고 증가와 더불어 1분기 삼성 반도체 사업의 약 84%를 차지한 메모리칩 가격 급락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3위인 SK 하이닉스와 4위인 마이크론의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26.3%, 22.5% 감소했다.

반면 매출 1위인 인텔은 전년 동기 대비 단 0.3%만 감소했다. 작년 4분기 삼성을 제치고 선두에 선 이래 2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IHS마킷은 “메모리 사업이 인텔 매출의 6% 미만을 차지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이 PC, 엔터프라이즈 및 클라우드 부문의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로 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엔비디아가 매출급락을 보였다. 엔디비아는 지난해 AI(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용 GPU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급격히 성장했다. 그러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3.7% 감소하면서, 10대 기업 중 세 번째로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

IHS마킷은 “암호화폐가 급감하고 AMD가 자사 GPU를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용으로 추진하면서 엔비디아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됨에 따라 매출 실적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