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양승태 재판 시작…"檢공소사실 소설같다"
'사법농단' 양승태 재판 시작…"檢공소사실 소설같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5.2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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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고영한도 나란히 피고인석에…혐의 전면 부인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왼쪽부터), 고영한, 박병대 전 대법관이 29일 오전 공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왼쪽부터), 고영한, 박병대 전 대법관이 29일 오전 공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법농단' 사건의 몸통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정식 재판이 시작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정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417호 대법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정식 재판을 열었다.

법정에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된 박·고 전 대법관이 먼저 도착했다. 이들은 양 전 대법원장이 법정에 나오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예우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고 전 대법관은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았다. 서로 눈을 마주치거나 별도의 말을 건네진 않았다.

이들 3명은 재판부가 개인 신상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절차에서 직업을 묻자 모두 "직업이 없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검찰은 이날 이들의 공소사실을 1시간 넘게 낭독했다. 그동안 양 전 대법원장은 눈을 감고 있었고, 박·고 전 대법관은 검찰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주의깊게 살피는 모습이었다.

이후 양 전 대법원장은 모두진술에서 "검사들이 정력적으로 공소사실을 말했지만 그 모든 것들은 근거가 없고 어떤 건 소설, 픽션 같은 이야기"라며 검찰 수사에 대한 비난을 가했다.

그는 "(공소사실) 모든 걸 부인한다"면서 "그에 앞서서 공소 자체가 부적합하다는 걸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법관도 "구체적인 공소사실의 사실관계와 법리적 문제 일체에 대해 다투는 취지"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고 전 대법관 역시 "제가 그토록 사랑하고 지냈던 법정에 서보니 가슴이 미어진다"면서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은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인 417호 대법정에서 진행됐다. 법정에는 취재진과 방청객, 시민단체 감시단 등 100명가량이 몰렸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