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주총장 이틀째 점거…노사 대립 극에 달해
현대重 노조, 주총장 이틀째 점거…노사 대립 극에 달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5.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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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첫 전면파업 돌입…물적분할 반대하며 주주총회장 점거
28일 오전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구호 외치는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사진=연합뉴스)
28일 오전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구호 외치는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물적분할(법인분할)에 반대하며 28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전 조합을 대상으로 한 전면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주총회장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안팎에서 점거한 농성도 27일에 이어 이틀째 이어갔다. 이에 현대중공업 사측은 노조 간부 등을 고소하며 대응에 나섰다.

오는 31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 결정이 내려지는 임시 주총이 가까워지면서 노사 간 대립은 극에 달하고 있다.

노조는 28일부터 임시 주총이 열리는 오는 31일까지 전면파업을 이어간다. 또 노조는 이날 임시 주총이 열리는 울산 한마음회관을 점거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한마음회관은 현대중공업이 지난 1991년 설립한 문화공간으로 울산 본사에서 직선거리로 400미터(m) 가량 떨어져있다.

한마음회관 점거농성에 앞서 노조는 현대중공업 울산 본관 건물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사측과 충돌하며 부상자가 다수 발생하기도 했다.

조합원 약 500명이 27일 오후 본관 건물 진입을 시도하다가 본관에 있던 직원 약 100명과 충돌했다. 이때 현관 유리문이 깨지고 조합원들이 깨진 유리문 사이로 돌과 달걀 등을 던지면서 직원 7명이 부상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조합원 5∼6명도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마음회관 점거에 나선 노조 측은 “2년 전 법인분할을 막지 못해 구조조정을 겪은 과정을 또 다시 반복할 수 없다”며 “주총 사수를 위해 용역이 투입되면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총장을 점거해서라도 미리 차단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측은 이날 한마음회관을 대상으로 시설물보호와 조합원 퇴거를 경찰에 요청했다. 또 이번 충돌 사태의 책임을 묻기 위해 박근태 노조 지부장 등 집행부 40여명을 대상으로 업무방해와 상해죄로 고소했다.

앞서 울산지법은 27일 현대중공업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했다.

이에 따라 주주와 회사 임직원의 회의장 입장을 막거나 회의장에서 고성 등 의사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 회의장 출입구 50m 이내에서 물건 투척하는 행위 등이 금지된다. 울산지법은 이를 어길 경우 행위 1회당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오는 31일 임시 주총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신설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누는 물적 분할을 결정한다.

이에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 하면 자산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으로 옮겨지고 수조원대의 부채 대부분은 신설 현대중공업이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또 구조조정 위기와 불확실한 단협 승계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