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보회의 취소하고 공개일정 없이 '을지태극연습' 점검
우리군 단독 비정규전 대비 훈련에 '北 눈치 보나' 비판
한국전쟁 이후 한미합동훈련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4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없어지고 대신 우리 민·관·군만 참여하는 '을지태극연습'이 올해 처음 실시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27일 공식 일정을 비우고 올해 우리 군 단독으로 처음 열리는 '2019 을지태극연습' 상황을 점검했다.
해외순방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주 월요일 주재했던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도 취소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을지태극연습 상황을 보고 받으면서 일상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을지태극연습'은 남북화해 분위기로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43년 만에 폐지하고 신설한 정부 연습이다.
UFG 연습과 한국군 단독 태극연습을 통합해 30일까지 4일간 실시된다.
통상 7∼8일간 실시하던 UFG 연습과 5일 정도 하던 태극연습과 비교하면 훈련 기간이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수박 겉핥기'식 훈련으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단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상황에서 정부가 한·미 연합훈련이나 야외기동훈련도 아닌 방어적 목적의 한국군 단독 비정규전 대비 훈련을, 그나마도 대폭 축소해 실시한 데 대해 북한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다만 정부는 기존 UGF는 여전히 유예된 것일뿐, 을지태극연습이 기존 UFG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시 상황에 대비한 한미 군사훈련 자체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군 주요 지휘자 초청 오찬에서 한미동맹과 준비태세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또 그는 지난 22일에는 미국 호놀룰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도 "한미연합의 대규모 훈련 중단 이후 역내 연합 방위 태세를 계속해서 점검하고 있으며, 준비태세는 한치도 약화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외형상 축소된 훈련이 전시 작전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전시 상황에서는 우리군 단독으로 대비를 할 수 없다는 전제와, 전시 작전통제권도 여전히 미군이 주도하는 한미연합사령부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을지태극연습을 직접 챙기며 한미 군사동맹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불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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