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화웨이 확산?…국내 통신업계 "화웨이 배제 어려워"
반(反)화웨이 확산?…국내 통신업계 "화웨이 배제 어려워"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5.2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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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장애 발생 대비용 백본망, 기존과 다른 사업자 선정 기본"
(이미지=연합뉴스)
(이미지=연합뉴스)

미국의 '중국 화웨이 거래금지 조치' 이후 국내 이동통신 업계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된다. 다만 업계에선 '화웨이를 배제하긴 사실상 힘들다'며 과대해석됐다는 지적이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신규 백본망 구축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기존 화웨이가 아니라 미국 인피네라를 선정했다. 또 LG유플러스도 주한미군으로부터 백본망 증설에 화웨이 장비 배제를 요청받고, 이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장비업체가 구체적으로 선정되진 않았지만, 이들 사업자는 기존 백본망 사업자인 화웨이가 아닌 타 업체들과 망구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와 관련해 국내 이통사들도 '탈 화웨이' 움직임에 동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농협은 작년 말 KT-화웨이 컨소시엄을 '전국 영업점 유선통신망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최근 화웨이 사태로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또 한국전력공사도 올해 말 초고속 전력통신망 고도화 사업에 화웨이 장비 도입여부를 놓고 고심 중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압박이 국내 이통업계에도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 공공기관 등 고객사들이 전산망 설치사업 과정에서 특정업체 장비를 배제해달라고 요청한다면 들어줄 순 있다"며 "하지만 확실한 보안문제가 드러난 것도 아닌 상황에서 통신사들이 화웨이 장비를 적극 배제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백본망은 기존망 장비의 이상을 대비해 만드는 것인데, 기존 사용하던 회사 장비로 구축하지 않는다"며 "화웨이 이슈와 맞물려 그렇게 비춰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규 유선망 구축에 대한 (장비) 물량은 얼마 안돼,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한다 해도 큰 의미는 없다"며 "화웨이를 배제하려는 건지, 자체 개발한 장비로 대체하려는 건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1월 KT 아현지사 화재 때 발생한 대규모 통신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통신사들에게 백홀 등 주요 통신망의 이중화를 지시한 바 있다. 이에 KT 등은 사업 초기부터 기존 망에 투입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고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미중 무역갈등에 통신로밍 차단 가능성도 언급된다. 그러나 로밍차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로밍 차단은 미국 시민들이 중국에 가서 통화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로밍차단은 최악의 상황으로, 지금은 그런 수준이 아니다. 미국 정부가 AT&T나 버라이즌 등 현지 이통사들에게  요구할순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미국 스스로 고립된다"고 입을 모았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