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통상전쟁에 국내 IT기업 '새우 등 터진다'
美·中 통상전쟁에 국내 IT기업 '새우 등 터진다'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5.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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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거래 제한 조치에 韓 동조 요청
삼성전자, "화웨이 주요 매출처"…SK하이닉스, "中 1분기 매출 47% 차지"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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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에 우리나라의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IT·전자업계는 글로벌 통상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중국 시장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압박으로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할 경우 직접적인 실적 감소와 함께 다른 사업과 현지 생산·판매 운영 등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내 대표적인 IT·전자 대기업들은 최근 미중 통상전쟁과 화웨이 사태에 따른 경영실적 영향 분석과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대기업 중 화웨이와 사업적으로 가장 얽혀 있는 곳은 삼성전자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자인 데 반해 서버용,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당사의 주요 매출처는 애플, AT&T, 도이치텔레콤, 화웨이, 버라이즌으로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의 15% 수준”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화웨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전체 매출(243조7700억원) 가운데 17.7%(43조2100억원)를 중국에서 올렸다.

삼성전자가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에 최대 승자로 주목받지만, 기대보다 걱정이 더 큰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중국 매출이 확대되고 있어 화웨이 사태가 실적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매출(6조7700억원) 가운데 중국이 절반 가까운 47%(3조1600억원)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37%에 비해 10%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미국 매출 비중이 34.3%에서 31.0%로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또 SK하이닉스는 우시(無錫)와 충칭(重慶)에 현지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 자회사만 13개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파운드리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가 우시에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LG전자의 경우 중국 내 매출비중은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지난해 LG전자의 전체 매출(61조3417억원) 중 중국 비중은 3.9%(2조3694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휴대전화 공장을 중국 현지에 두고 있어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말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 부과방침이 발표되면서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프렌치도어 냉장고 생산라인을 창원공장으로 이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