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멸종 따오기, 40년 만에 우포늪 하늘로 비상
한반도 멸종 따오기, 40년 만에 우포늪 하늘로 비상
  • 박재영 기자
  • 승인 2019.05.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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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우포복원센터서 10마리 날아가…"30마리 방사 계속"
앞으로 환경적응과 생존율이 최대 관심
22일 오후 경남 창녕군 우포늪 하늘 위로 방사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천연기념물 198호 따오기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 (사진=창녕군)
22일 오후 경남 창녕군 우포늪 하늘 위로 방사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천연기념물 198호 따오기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 (사진=창녕군)

 

40년 전 비무장지대(DMZ) 일원에서 마지막 발견된 이후 모습을 감춘 멸종위기종인 야생동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제198호 따오기가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인 지난 22일 경남 창녕 우포늪 하늘로 방사됐다.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이날 4시 30분께 따오기 야생적응방사장 문을 열었고, 그동안 적응 훈련을 해온 따오기 여마리가 우포늪 하늘로 휠휠 날아올랐다.

우포따오기 복원센터측은 "1차적으로 10마리만 ‘유도방사’하고 나머지 30마리는 차음 ‘연방사’ 방식으로 날려 보낸다"고 설명했다.

방사장을 나간 따오기들은 복원센터가 마련한 서식지 주변을 몇 바퀴 맴돌다 우포늪 일원으로 날아갔다.

복원센터는 따오기들이 당분간 먹이를 놓아둔 인공 서식지 주변을 맴돌거나 그동안 훈련을 받은 방사적응 훈련장으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오기 방사 직전엔 ‘2019년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세계 습지의 날’ 행사를 마친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김양수 해양수산부 차관, 정재숙 문화재청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한정우 창녕군수,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방사장 앞에 조성된 무논에 미꾸라지를 풀어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이날 따오기는 10여 마리를 날려 보냈지만 1차적으로 전체 40마리를 방사하기로 결정한 것은 1979년 한반도에서 멸종된 지 40년 만에 방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창녕군은 방사 직전 인근 창녕 우포늪생태관 일대에서 열린 ‘2019년 세계 생물 다양성의 날·세계 습지의 날’ 공동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따오기 복원과 방사 의미를 강조하고 한·중·일 3국 간 협력의 산물인 점을 강조했다.

(사진=창녕군)
(사진=창녕군)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이 자리에서 “따오기가 복원될 수 있었던 것은 이웃인 중국과 일본의 도움과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따오기 방사가 앞으로 역사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는 한·중·일이 세계 속의 동북아로 화합해 나가는 상징으로 커 나가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원팀의 가장 큰 염원 중 하나가 창녕 따오기가 북한에서도 복원돼 한반도를 넘나드는 한반도 평화와 협력의 상징이 되는 것이라고 들었다”며 “이 염원이 이뤄지는 날까지 경남도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조명래 장관은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동·식물 가운데 8분의 1인 100만여종이 멸종됐다며, 하나의 종이 멸종됐다는 것은 그와 관련된 역사와 문화, 기억을 잃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또 “따오기는 한·중·일 우호를 상징하며, 이번 방사는 지역에서 이뤄진 성과다”라며 창녕군과 주민들 노고를 치하하고 따오기가 중국과 일본, 남북을 오가며 지역 평화와 남북 평화를 상징하는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황새목 저어샛과인 따오기는 관련 동요가 있을 정도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었지만 1979년 비무장지대(DMZ)에서 관찰된 이후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췄다.

2008년 한중 정상회담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따오기 한 쌍을 기증하면서 복원을 시작, 2013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수컷 두 마리를 추가로 기증한 것을 계기로 복원 시도가 본격화했다.

창녕군이 우포늪 인근에 따오기복원센터를 설치하고 증식 복원에 헌신한 결과 따오기는 363마리로 개최수가 늘어났다.

창녕군과 따오기 복원센터는 방사 후 생존율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따오기 성비와 연령비를 조절해 40마리를 선별하고 따오기의 성공적 야생 적응을 위해 2010년부터 우포늪 일대 국유지를 대상으로 따오기 먹이터(논 습지, 16㏊)와 번식 공간인 영소지(숲, 23㏊)를 조성했다.

창녕군은 방사될 따오기에 위치추적기(GPS)와 가락지를 착용시켜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하는 한편 앞으로 따오기 연구자 10명, 자원봉사자 30명, 서포터즈 40명 등 80여 명이 방사 따오기를 매일 관찰, 여기서 얻은 정보로 향후 대체 서식지 조성 위치와 규모 등을 정할 계획이다.

따오기가 질병에 걸리거나 다치면 올해 말 창녕군 장마면에 건립될 천연기념물구조·치료센터에서 응급 대응과 구조·치료를 할 계획이다.

한편 중국과 일본의 전례를 보면 방사된 따오기 상당수는 폐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2008년부터 지금까지 19차례 방사한 결과 방사 후 3년간 생존율은 4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아일보] 창녕/박재영 기자

pjyoung00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