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롯데카드 우선협상대상자에 깜짝 포함되면서 현재는 지분투자 개념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지만 추후 상황에 따라 직접 인수주체로 나설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지주는 21일 롯데카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기존 한앤컴퍼니에서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바꿨다.
금융업계에서는 사모펀드인 MBK가 롯데카드를 다시 매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지는 만큼 그다음 주인이 우리은행이 될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해 우리카드와 합병하면 규모의 경제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향후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고 자회사 우리카드와 합병하면 카드업계 내 경쟁 지위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경우 인수완료 시점에 700억원 내외 염가매수차익 인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롯데카드 관련 지분법이익 혹은 유가증권 투자이익을 인식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20%의 지분투자의 재무효과는 크지 않으나 궁극적으로 롯데카드를 최종 인수하고 우리카드와 합병하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에 이어 3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합산 순이익도 2000~2500억원으로 우리금융의 10% 수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롯데카드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이 높지 않고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대손비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낮아지는 여건이지만 장기간 MS가 고착화된 카드업계 환경을 감안하면 M&A를 통한 시장지위 확대는 적절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 100.2%를 감안하면 5조4000억원의 출자여력이 있다고 추정했다.
전 연구원은 “롯데카드를 지주사로 편입한다고 해도 2조원 이상의 M&A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우리은행이 롯데카드를 적극적으로 인수할 의지가 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우리은행은 MBK가 지분 60%를 사들이는 데 필요한 자금 중 절반가량을 대출로 조달해주기로 했다. 우리은행이 직접 돈을 빌려줄 수 있고 신디케이션론으로 금융을 주선할 수도 있다.
우리은행은 MBK가 롯데카드를 매각할 때 보유 지분을 MBK와 동일한 조건으로 매각할 수 있는 조항을 뒀다. 이는 롯데카드가 제3자에게 팔릴 때 우리은행 보유 지분이 낙동강 오리알이 될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MBK의 보유 지분 60%만 확보해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어 제3자가 우리은행 지분을 굳이 인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그룹이 비(非)은행 부문을 강화해야 할 상황이어서 롯데카드를 인수할 동기는 충분하다.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우리카드는 신용카드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8.5%로 7개 카드사 중 6위지만 우리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양사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19.7%로 업계 2위권으로 도약한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이 인수자로 나선다면 다른 어떤 곳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지분투자는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으로 향후 상황에 따라 롯데카드 인수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