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박근혜, 관계회복 할까?
李대통령-박근혜, 관계회복 할까?
  • 장덕중기자
  • 승인 2009.01.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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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표 측근 “내달 2일 청와대 오찬 참석”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단이 내달 2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에 박근혜 전 대표가 참석키로 함에 따라 두 사람 사이에 관계 회복이 이뤄질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유정복 의원은 28일 “박 전 대표가 당청 회동에 참석키로 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최근 맹형규 청와대 수석으로부터 전화를 두 차례 받고 난 뒤 박 전 대표에게 보고했다”며 “오늘 오전 박 전 대표가 ‘참석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나는 것은 지난해 8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환영 만찬 이후 7~8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 때는 두 사람이 잠시 자리를 함께 하긴 했지만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간단한 인사만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복당 문제와 개각 논의가 정치 쟁점화됐던 지난해 5월10일 단독 회동을 한 뒤 사실상 직접 대화를 나눈 적이 없어 이번 회동에서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얘기가 오갈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무슨 말을 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내가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오찬 간담회와는 별도로 사전 또는 사후에 단독 회동 형식으로 독대를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그런 것(단독 회동)에 대해서는 전혀 들은 바 없다”며 “중진의원들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인 만큼 단독 회동은 아마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해 일단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단독 회동까지는 아니더라도 테이블별 티타임 시간에 두 사람이 함께 앉아 자연스럽게 대화할 시간이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 해도 근본 문제는 이번 회동이 어떤 성격을 띄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이번 회동을 신뢰 회복의 전기로 삼을 수 있느냐가 사안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회동에서 두 사람의 신뢰 회복이나 현안에 대한 상호 협조 등 일정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신뢰 관계가)지금은 깨져 있다.

센 사람이 먼저 문을 열고 올해 안에 풀어야 한다”며 “이제 기반이 조성됐고, 맹형규 정무수석과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와대가)’박근혜’라는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회동에서 두 사람 사이의 근본적인 관계 개선이나 신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두 분이 마음의 문을 먼저 열어야 하는데 대통령이 화해의 제스처를 보낼 필요가 있고, 박 전 대표도 사심없이 이를 받아들여야만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여태까지 두 분의 행보를 보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당청 회동이 열리는 2일은 공교롭게도 박 전 대표의 57번째 생일이다.

‘일정을 잡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일 뿐 특별한 정치적 의미는 없다’는 게 청와대와 박 전 대표 측의 공통된 설명이지만 박 전 대표가 이번 회동에서 만족할만한 ‘생일 선물’을 받게 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