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일가족' 미스테리…부검으로 전말 파악한다
'의정부 일가족' 미스테리…부검으로 전말 파악한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5.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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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아들 추가 조사 실시…심리 상담 및 장례비 지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의정부시 한 아파트에서 중학생 아들 1명을 제외한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의해 사망한 사건을 두고 의혹이 커지고 있다.

우선 경찰은 사건 당일 외부 침입이 없었던 것으로 잠정 확인하고, 집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30분쯤 중학생 A군(15)은 아버지 B씨(51), 어머니 C씨(48), 누나 D양(18)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3명은 한 방안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바닥에 누워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격렬한 싸움이나 외부침입 흔적 등은 없었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새벽까지 늦게 학교 과제를 하다가 잠들었고, 일어나 보니 가족들이 숨져 있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또 "사건 전날 저녁 집안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에 대해 자신을 제외한 3명이 심각하게 논의하는 걸 봤다"고도 말했다.

현재 경찰은 A군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A군은 과제를 하고 늦은 시간 귀가했고, 집안 평소 분위기상 나이가 어려 심각한 대화에서 빠져 있었다는 판단이다.

이에 경찰은 숨진 3명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3명 중 1명이 나머지 2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추측이다.

실제 경찰은 A씨의 시신에서는 주저흔(자해 과정에서 생긴 상처), C양의 손 부위에는 방어흔(가해자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생긴 상처)을 발견했다. 반면 아내 B씨의 시신에서는 주저흔이나 방어흔이 나오지 않았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A씨가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A씨의 시신에 난 상처의 훼손 정도가 심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며 "부검 결과를 바탕으로 한 번 더 현장 감식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A군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심리 상담 등 지원을 병행할 예정이다. 장례비용 지원과 범죄 피해자 현장 지원 등도 검토하고 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