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기' 맞은 글로벌 전자업계…韓·美·中 희비 엇갈려
'격변기' 맞은 글로벌 전자업계…韓·美·中 희비 엇갈려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5.2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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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평균 전자제품 생산증가율' 조사…통상전쟁·반도체 업황 부진 영향
베트남 통상전쟁 최대 수혜국…한국은 ‘역성장’ 국면 접어들어
(이미지=연합뉴스)
(이미지=연합뉴스)

최근 미·중 무역전쟁과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격변기를 맞은 글로벌 전자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1일 미국 IT전문 시장조사업체 ‘세미컨덕터 인텔리전스’가 매달 집계하는 국가별 ‘3개월 평균 전자제품 생산증가율’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3월 6.2%를 기록했다. 이 통계는 최근 3개월간 각국의 전자제품 생산액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증감률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집계된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올 1분기(1~3월) 전자제품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늘어났다. 미국은 12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은 하락세로 나타났다. 중국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2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지만, 올해 2월 8.3%로 급락한 데 이어 지난 3월 8.2%로 더 떨어진 것이다.

대만은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1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만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유턴 지원정책 등에 힘입어 이 같은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한국과 싱가포르, 일본 등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8월 20%대 증가율로 중국까지 제치고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계속 떨어지면서 올해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세미컨덕터 인텔리전스는 보고서을 통해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전자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을 줄이는 대신 자국 생산을 늘리고 베트남과 대만 등으로부터 수입을 확대한 것이 시장 재편의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 1분기 미국의 전자 장비·부품 수입액은 총 58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했고, 중국산 수입도 같은 기간 11% 급감했다. 반면 베트남과 대만은 각각 95%, 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보고서는 베트남을 미·중 통상전쟁 이후 가장 큰 혜택을 본 나라로 꼽았다. 최근 LG전자의 스마트폰 생산시설 베트남 이전, 중국 TCL의 베트남 현지 TV 생산라인 건설, 미국 전자제품 생산업체 키트로닉 중국 생산라인의 베트남 이전 재배치 계획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