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수협·산림조합 채용비리 신고…익명성 보장 허점 투성
농협·수협·산림조합 채용비리 신고…익명성 보장 허점 투성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5.21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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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부처, 특별팀 구성 4월부터 지역조합 채용비리 실태조사
온라인 제보 시 실명인증 의무·신고자 인적사항 파악 가능해
신상정보 유출 위험 커…신고 한 달 채용비리 접수건수 ‘미미’
농식품부 홈페이지 내 '지역조합 채용비리 신고센터' 접수 페이지 화면. (관련 페이지 갈무리)
농식품부 홈페이지 내 '지역조합 채용비리 신고센터' 접수 페이지 화면. (관련 페이지 갈무리)

농협·축협·수협·산림조합을 비롯한 지역조합 채용비리 접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의무적인 제보자 본인 실명인증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조사 기관에서 제보자 인적사항을 알아낼 수 있는 만큼 신상정보 유출 위험성이 크다보니 보여주기 식의 채용비리 신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산림청 등 관계부처는 지난 4월 ‘지역조합 채용 실태조사 특별팀(TF)’을 구성하고, 최근 5년간 채용이 많았던 600여개 지역조합(농·축협 498개소, 산림조합 62개소, 수협 40개소)을 중심으로 모든 조합 채용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지역조합 채용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파악해 비리 연루자 적발과 함께 개선책을 마련함으로써 채용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는 게 목적이다.

또 소관 부처는 각 감사담당관실을 통해 지난달 24일부터 8월23일까지 4개월간 ‘지역조합 채용비리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 중에 있다. 채용비리 신고는 제보자가 농식품부와 해수부, 산림청 감사담당 부서를 직접 방문 또는 우편으로 보내거나, 소관부처 홈페이지 내 ‘지역조합 채용비리 신고센터’로 온라인 접수를 할 수 있다.

보통 공익신고는 제보자 입장에서 방문·우편 접수보다는 상대적으로 익명성 보장이 높은 온라인 접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나 현재 농식품부와 해수부, 산림청이 운영하는 온라인 신고센터 페이지를 들어가면 가장 먼저 실명인증을 거쳐야 한다. 본인 이름과 생년월일, 휴대폰 번호를 공개해야 하는 실명인증을 받아야 채용비리를 신고할 수 있게끔 돼 있다.

더욱이 실명인증 후 채용비리 내용을 신고하는 다음 페이지에서는 본인 이름과 조합명, 비리내용, 첨부해야 할 근거자료 등을 정확히 명시해야 한다. 이는 익명성이 보장돼야 할 공익제보 신고에서 제보자 신상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소관부처는 원칙적으로 제보자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허위제보를 거르기 위해 부득이하게 제보자 이름 등 일부 신상을 확인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비리신고가 접수되면 제보자 인적사항 없이 담당 부서에 내용만 통보 된다”면서도 “다만 필요에 따라 시스템 관리업체를 통해 제보자 정보 파악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담당부서만 제보자 정보를 알고 있을 뿐 외부에 절대 공개되는 일은 없다”고 얘기했고, 해수부 관계자는 “비리신고가 접수되면 제보자 신상정보와 내용은 담당 부서만 파악하고, 수협 등 관계기관에는 접수 사실만 통보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홈페이지를 접속해 들어갈 수 있는 농·축협 채용비리 신고센터 첫 페이지에서 실명인증을 받고 나면, 다음 페이지로 이름과 비리 관련 조합명, 내용, 근거자료 등을 첨부해야 한다. (해당 페이지 갈무리)
농식품부 홈페이지를 접속해 들어갈 수 있는 농·축협 채용비리 신고센터 첫 페이지에서 실명인증을 받고 나면, 다음 페이지로 이름과 비리 관련 조합명, 내용, 근거자료 등을 첨부해야 한다. (해당 페이지 갈무리)

소관 부처에서 공익신고자의 신상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 제보자 신상정보 유출 가능성도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채용비리의 경우 정확한 정황증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즉 해당 지역조합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근무 경험을 가진 제보자일 가능성이 높다. 제보자 입장에서는 비리를 신고하면서 자신의 신상정보를 역추적당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여지가 있어 채용비리 신고를 주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실제 채용비리 신고도 낮은 수준이다. 취재 결과, 신고기간이 한 달 가량 지난 21일 현재 접수 건수는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각각 단 몇 건에 불과하고, 산림청은 0건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공익신고자 보호법에는 신고자의 인적사항을 보호하라고 되어있는데, 실명인증 등을 통한 신상정보 유출 가능성이 커 공익신고자 신변이 보호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채용비리를 익명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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