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위의장 채이배·사무총장 임재훈·수석대변인 최도자 임명
"대표 혼자 당 운영하겠다는 것" vs "당헌부터 읽고 나와라" 충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0일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대변인 등 3개 요직에 측근 인사를 임명하자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즉각 반발하는 등 또 충돌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대변인에 초선 비례대표인 채이배·임재훈·최도자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손 대표는 당헌 22조에 따라 최고위원 협의를 거쳐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대변인을 각각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오신환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 국정현안에 대응하는 자리라 원내기구에 정책위원회가 포함된 것"이라며 "정책위의장에 대한 임명권을 떠나 원내대표와 의견조율을 거치는 것이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 긴급하게 갑자기 안건 상정해서 날치기 통과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당을 대표 혼자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당 정책위의장 임명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안건 상정 소식을 오전 8시11분에 이메일로 내부순환도로 상에서 통보받은 데 대해 상당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지명직 최고위원인 문병호 전 의원은 "최고위원들은 당헌부터 읽고 회의에 나오라"며 "긴급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당 대표가 의안을 선정하게 돼 있다"면서 손 대표를 엄호했다.
그러면서 그는 손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바른정당계를 겨냥해 "유승민 의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창당 주역이자 당의 얼굴인 유 의원이 불참한 것은 우리 당 절반은 5·18을 평가절하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최고위원은 "이는 인신공격이다. 공개발언에서 왜 이런 발언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유 전 대표의 SNS에만 들어가 봐도 5·18에 대해 잘 쓴 글이 있다. 무슨 근거로 그런 비난을 하느냐"며 반박했다.
이날 손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 최고위회의 내에서 반대 있었지만 지난 최고위 비공개 회의 때부터 협의한 사안"이라며 임명 강행에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당의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당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진통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바른정당계인 지상욱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손 대표가 노욕에 사로잡혀 당을 독선적으로 운영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농단하고 있다"며 "당의 운영 절차를 다 파괴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로 당을 망치고 있다. 당장 사퇴하는 게 옳다"며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