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화토탈, 지역주민 상생 상기해야
[기자수첩] 한화토탈, 지역주민 상생 상기해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5.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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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대산읍 일대 주민들과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300여명이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주민 260여명은 서산의료원을 찾아 심리적 안정 차원에서 수액 주사를 맞았다.

이 같은 재난 수준의 상황은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지난 17일부터 이틀 동안 유증기가 유출되면서 벌어졌다.

사고는 17일 오후 한화토탈 공장 내 스티로폼 등 합성수지를 제조할 때 원료로 사용되는 인화성 액체물질인 스틸렌모노머를 합성하고 남은 물질을 보관하던 탱크에서 이상 반응이 일어나 열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서산시는 사고 발생 직후 ‘한화토탈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악취가 많이 발생한다’며 ‘주민 여러분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기 바란다’는 안내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사고 직후부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고통 호소는 계속 이어졌다. 18일 새벽 한화토탈 공장에서 유증기가 추가로 유출된 탓이다.

이에 권혁웅 한화토탈 대표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지역주민, 협력업체와 주변공단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사고가 발생한 공정지역의 가동을 정지 중이며 전문기관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일부 주민들은 “평소에도 한화토탈 공장 인근에서 악취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화학업계는 평소 공장 인근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들과 상생을 강조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유독물질이 공기 중으로 번져나갈 수 있다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한 조치다.

한화토탈은 그동안 김장 나눔 행사, 어르신을 초청한 잔치, 공장 앞바다 환경보호 활동을 펼쳐왔다.

이제 이 같은 상생 활동은 모두 소용없는 일이 됐다. 결국 주민들에게 피해가 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가 강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지역 상생은 ‘안전’이다. 한화토탈은 이를 망각해선 안 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