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분양 아파트 절반 '9억원 초과'
올해 서울 분양 아파트 절반 '9억원 초과'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5.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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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포함 한강 이북 고분양가 책정 비율 확대
작년까지 상승 폭 키운 기존 단지 매매가 영향
서울 아파트 분양가별 분양 비중.(자료=직방)
서울 아파트 분양가별 분양 비중.(자료=직방)

올해 들어 서울 분양 민간아파트 중 9억원 초과 단지 비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분양 단지 중 절반가량이 9억원을 넘긴 상태다. 서울 도심을 포함한 한강 이북 지역에서 고분양가 단지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작년까지 지속해서 오른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대표 안성우)은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한 단지 비율이 올해 들어 48.8%를 기록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29.2%보다 19.6%p 높아진 것으로, 이전 3년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더 크다. 이 비율은 지난 2015년 12.9%였으며,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9.1%와 10.8%에 불과했다.

올해 분양가 9억원 초과 서울 민간아파트는 73.6%가 한강 이북으로 쏠렸다. 지난해에는 90%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집중된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한강 이북 지역은 지난 2017년 용산구 성동구에 대형 고가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면서 9억원 초과 아파트가 12.6%로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10% 미만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한강 이북 민간아파트 중 45.4%가 분양가 9억원을 초과했다. 이 지역은 기존 한강과 맞닿아 있는 마포구와 용산구, 성동구, 광진구 외에도 서대문구 동대문구 등 도심에서도 분양가 9억원 초과 단지가 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권역별 분양가 9억원 초과 분양 비중.(자료=직방)
서울 아파트 권역별 분양가 9억원 초과 분양 비중.(자료=직방)

직방은 서울에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분양 비중이 커지고 있는 이유로 지난해까지 많이 오른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을 가장 먼저 꼽았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연간 상승률은 지난 2016년 3.6%에서 2017년 4.9%, 지난해 6.5%로 계속 높아졌다.

여기에 서울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높은 선호도로 청약 성적이 좋았던 것도 분양가를 끌어올린 주된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공공이 직접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는 대규모 택지지구가 서울에 없고, 서울의 주된 아파트 건설 사업 방식이 재개발·재건축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일반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조합원들은 수익성을 고려해 가능하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한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주택 구매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 아파트 분양가 상승 분위기가 지속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최성헌 직방 빅데이터랩 매니저는 "크게 상승한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청약 당첨자들에게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분양가 9억원 초과가 자금 조달에 부담이 크지만, 9억원 이하도 계약금이 소형 오피스텔 가격에 준하는 수준이어서 계약 포기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