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여경' 전체영상 공개에 오히려 논란 가열
'대림동 여경' 전체영상 공개에 오히려 논란 가열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5.19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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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술에 취한 중년 남성을 제압 중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이른바 '대림동 여경' 논란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논란은 지난 15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림동 여경 폭행'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해당 영상에는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구로동 인근의 한 술집 노상에서 술에 취한 중국인 동포 40~50대 남성 2명을 제압하는 경찰관의 모습이 담겼다.

문제는 제압 과정에서 불거졌다. 취객 중 1명을 제압할 당시 여경이 힘없이 밀리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

여경이 취객에 밀리면서 여경과 함께 취객을 제압하던 남경은 순간 무방비 상태에 노출돼 취객으로부터 머리를 밀치고 뺨을 맞는 등 방해를 받아야했다.

이를 목격한 여경은 무전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의 현장 매뉴얼에 따르면 경찰관에게 폭행을 가할 경우 필요시 형사, 지역 경찰 등 지원 요청을 하도록 하고 있다.

상황은 건너편에 있던 남성 교통경찰관 2명이 오면서 해결이 됐다. 여경과 교통경찰 1명이 합세해 취객에게 수갑을 채웠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여경은 도대체 뭘 하고 있냐" "여경이 밀린 게 아니라 공권력이 밀린 거다" "저럴거면 왜 여경이 필요한가" 등 비판여론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사건을 담당한 구로경찰서는 17일 오후 '대림동 경찰관 폭행 사건 동영상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구로경찰서는 "인터넷에 게재된 동영상은 편집된 것"이라며 "경찰관들은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구로경찰서는 제압 과정이 담긴 1분59초 분량의 전체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 속에는 피의자 1명이 남성 경찰관을 밀치자 여성 경찰관이 다른 피의자의 무릎을 눌러 제압하고 체포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그러나 경찰의 의도와 달리 영상 공개와 함께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여경이 피의자 제압 중 "힘들다"며 식당 쪽을 향해 일반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모습이 노출된 것.

실제로 주취자가 발버둥을 치자 여경은 "남자분 한 명 나와주세요. 빨리 빨리, 빨리. 남자분 나오시라구요. 빨리"라고 외쳤고, 이후 한 남성이 "채워요?"라고 말하자 여경은 "네. 채우세요. 빨리 채우세요"라고 답한다.

영상을 본 많은 네티즌은 "수갑도 시민이 채웠다" "여경이 시민에게 명령하는 투도 말이 안 된다" "내 귀를 의심하게 된다" "아무리 급해도 위험상황에 시민에게 도움을 청하냐" 등의 비난이 줄을 이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경을 없애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범죄자를 제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반 남성시민의 도움을 찾는 여경은 필요 없다"면서 "남녀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물리적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경에 대한 체력 시험을 남경과 같은 수준으로 시행해야 한다"거나 "여경을 안전하고 편한 직책에만 둬야 한다"라는 등 대안까지 제시됐다.

(사진=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사진=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번 사건에 일침을 가했다.

하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 여경 아니 동양권 여경과 비교해 볼 때도 한국 여경의 체력검사만 크게 부실하다"며 "여경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체력검사 기준부터 아시아권의 보편적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청에 여경 체력검사 기준 강화를 요구한 적이 있는데 경찰청의 답변은 부정적이었다. 이런 소극적인 경찰청의 태도가 여경 불신을 자초하는 것"이라며 "경찰은 하루 속히 모든 여경의 체력검사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