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문제가 사회적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정부는 국가정책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일자리 문제를 선정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관심과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일자리와 관련된 LH의 최초 지원사업인 ‘LH 마을형 사회적기업’을 기획해 시행한 2010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시 정부는 ‘서민 보호 및 사회적 일자리 창출’ 정책의 수단으로 사회적기업을 핵심추진방안으로 제시했었다.
마을형 사회적기업은 일자리가 절실히 필요한 공공임대단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자립과 활력의 공간을 만든다는 목표로 추진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참여주민들의 창업에 대한 창의성과 동기부여 부족이었다. 다수의 마을형 사회적기업이 협동조합을 설립했으나 사회적기업 진출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기업형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된 주체가 있어야 했는데 주민들의 참여는 단순한 부업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었다.
‘LH 소셜벤처’는 창의성과 열정은 있으나 자금이나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해 창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마을형 사회적기업에서 부족했던 창의성과 열정을 청년층에서 찾았다.
LH 소셜벤처에는 ‘청년 창업지원(Start up)’과 ‘성장지원(Scale up)’ 분야가 있다. 청년 창업지원은 2015년부터 추진해 올해 5기를 모집하고, 성장지원은 2018년에 신설했다. 청년 창업지원이 씨를 뿌리고 싹이 틀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역할이라면, 성장지원은 이미 싹을 틔운 스타트업 기업들이 다양한 성장 영역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신규 공익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창업지원이 제조, 판매 등 다양한 형태의 영역에서의 창업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면, 성장지원은 LH의 주요 업무영역인 도시재생과 주거 분야의 혁신적이고 공익적인 신규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그리고 올해는 청년층에 편중된 창업지원 분야를 신중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규예정 사업인 ‘Jump up 5060’은 신중년(만50~64세)의 도시재생 분야 창업 및 현장활동가 양성을 지원한다. 시범사업으로 30명을 선발해 도시재생, 창업 등의 교육과 현장실습 등을 지원하고 수료자 중 공간창업자는 심사를 거쳐 사업화지원금과 창업컨설팅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도시재생 지역의 활성화에 다소나마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LH 소셜벤처를 시작한지 벌써 5년 차다. 지난 4년간 68개 팀 227명의 소셜벤처 창업가를 발굴해 창업지원금을 후원하고 창업교육, 전문가 컨설팅, 크라우드펀딩 등 다양한 간접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H 소셜벤처는 기획단계에서 무엇보다 ‘착한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설계에 공을 들였다. LH 소셜벤처는 지원 실적보다는 ‘참여팀의 성장’에 방점을 뒀다. 참여자들이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해가는 과정을 응원하며 든든한 지원자의 역할을 하고자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인지 몰라도 LH 소셜벤처는 참여팀 68개 중 25개 팀이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자리 문제로 인해 다시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수많은 소셜벤처가 생겨나고 있으나 아직 대부분의 소셜벤처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런 소셜벤처를 성장하기 위해 지원하는 사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공모사업이 지원기업 선정 이후에 실적과 성과에 치우치고 있는 성향이 많다. 나무를 심고 빨리 자라지 않는다고 줄기를 당기면 나무는 뿌리가 부실해져 죽는다. 튼튼한 나무를 키우기 위해서는 물과 거름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무 스스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인내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