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로 기억해주세요" 이상화의 마지막 인사
"최고로 기억해주세요" 이상화의 마지막 인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5.1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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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제' 이상화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은퇴식 및 기자회견에서 선수 생활의 소회를 밝히던 중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빙속 여제' 이상화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은퇴식 및 기자회견에서 선수 생활의 소회를 밝히던 중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빙속 여제' 이상화(30)가 빙판을 떠났다.

16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 루비홀에서는 이상화의 은퇴식이 열렸다. 은퇴식에서 이상화는 눈물을 흘리며 은퇴 소감을 털어놨다.

우선 이상화는 "평창동계올림픽 후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 했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몸 상태가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예전 몸 상태가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위치에서 마감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올해 은퇴 결심을 했다"면서 "팬들이 좋은 모습으로 기억해줄 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은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화는 "국민들에게 살아있는 전설로 남았으면 좋겠다"면서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선수, 항상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는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아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다"면서 "'저 선수도 하는데 왜 난 못하지'라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했다. 이런 생각이 안 되는 것을 되게 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상화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스케이트를 시작했다. 내 목표만을 위해 달려왔다"면서 "이제는 내려놓고 여유 있게 살고 싶다. 누구와도 경쟁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상화는 세계 최고의 여자 단거리 스프린터였다. 국내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이 있는 역사이기도 하다.

그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빙속 여자 5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빙속 여제'의 탄생을 알렸다.

이후 이상화는 잠시의 슬럼프를 겪은 뒤 화려히 부활해 월드컵 대회와 세계선수권 대회를 싹쓸이했다. 2012-2013시즌과 2013-2014시즌엔 4차례나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특히 이상화가 지금까지 쌓아올린 업적은 압도적이다.

2005년 이후 세워진 여자 500m 한국기록은 모두 이상화의 발끝에서 탄생했다. 이상화가 기록한 36초36의 세계기록은 5년이 지난 현재에도 바뀌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빙속 여제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이상화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그것이다.

이상화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도 직전까지 이어진 고질적인 왼쪽 무릎 부상과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둬야했다.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부상에 이상화는 긴 시간을 고민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재활 훈련에 매진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은퇴를 최종결정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