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사, 마라톤 협상 끝 임단협 잠정 합의
르노삼성 노사, 마라톤 협상 끝 임단협 잠정 합의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5.1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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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차 본교섭서 밤샘 협상 벌여…16일 새벽 잠정 합의안 도출
‘전환배치’ 문제, 프로세스 도입하기로…노사, 한 발씩 양보한 셈
21일 조합원 총회서 찬반 투표 예정…찬성표 과반 시 최종 타결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지난해 6월부터 이어진 11개월간의 갈등을 뒤로하고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잠정 합의했다.

르노삼성 노사는 15일 열린 제29차 본교섭에서 밤샘 협상을 벌여 16일 새벽 임단협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는 21일 열리는 조합원 총회에서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표가 나오면 최종 타결된다.

잠정 합의안의 주요 내용에는 노사 간 견해차가 컸던 인사제도와 외주·용역 전환 문제를 비롯해 성과급 추가 등이 포함됐다.

우선 임금은 기본급을 동결하고 보상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하며 중식대 보조금을 3만5000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성과급은 이익 배분제(PS), 성과격려금, 임단협 타결 통한 물량 확보 격려금 등이 포함된 총 976만원에 생산성 격려금(PI) 50%를 더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미 지급된 생산격려금 300%는 포함되지 않는다.

단체협약의 핵심 쟁점인 배치전환에 대해 노사는 “전환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해 단협 문구에 반영한다”는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앞서 노조는 단협의 외주분사와 배치전환 규정을 ‘노사 간 협의’에서 ‘합의’로 바꾸자고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 2012년 관련 조항을 기존의 합의에서 협의로 바꾼 이후 사측이 외주화를 위해 배치전환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전환배치를 협의에서 합의로 바꾸는 건 인사경영권 침해라는 입장을 내비치며 갈등이 이어져 왔다.

노사는 배치전환과 함께 이견을 보였던 외주·용역 전환과 관련해 노사 일방 요구 시 분기별 1회 정기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노조가 요구한 합의 전환은 아니지만 양측이 서로 양보하며 노사 일방이 요구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한 셈이다.

이외에도 근무 강도 개선을 위해 주간조 점심시간을 45분에서 60분으로 연장, 직업훈련생 60명 충원, 근골격계 질혼 예방 위한 10억원 설비 투자, 근무 강도 개선 위원회 활성화 등을 하기로 했다.

노사는 ‘수출 물량 확보를 통한 2교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부가안건에도 합의했다.

한편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6월 2018년 임단협 협상을 시작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11개월 정도 극심한 노사 분규를 겪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모두 62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에 사측은 지난달 말 프리미엄 휴가를 통해 공장 가동 중단을 시행하는 등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노사 갈등은 생산물량 감소로 이어졌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했던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 연간 10만대에서 6만대로 줄었다. 올해 로그의 위탁생산이 종료된 이후 생산할 후속 물량 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사는 14일 오후 2시 28차 본교섭을 시작한 이래 40시간 동안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16일 오전 6시 20분쯤 잠정 합의를 이뤘다”며 “잠정합의 내용은 오는 21일 조합원 총회에서 과반 이상 찬성으로 최종 타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