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AI칩’ 경쟁 뛰어들었지만…반쪽 전략 우려
LG전자 ‘AI칩’ 경쟁 뛰어들었지만…반쪽 전략 우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5.1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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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칩으로 경쟁에 앞섰다"…성능 질문엔 ‘모르쇠’ 일관
(이미지=LG전자)
(이미지=LG전자)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T) 업체들이 인공지능(AI)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LG전자는 관련 칩을 공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AI 분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LG전자는 AI칩의 세부 제원과 성능은 공개하지 않았다.

LG전자는 16일 로봇청소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에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칩(Artificial Intelligence Chip)’을 자체개발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AI칩은 인간의 뇌 신경망을 모방한 AI 프로세서 ‘LG뉴럴엔진’를 내장해 딥러닝 알고리즘의 처리성능을 개선했다.

LG전자는 “AI 칩에 강력한 보안엔진을 내장해 개인정보 보호와 외부 해킹을 차단하는 솔루션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LG전자 AI칩은 인공지능의 인식성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광각렌즈의 왜곡을 보정하고 어두운 곳에서도 밝고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이미지 프로세싱’ 기능, 보다 빠르고 정밀한 ‘3차원 공간인식 및 지도생성(SLAM, 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을 위한 ‘공간인식 엔진’ 등을 지원한다.

LG전자의 이 같은 AI 칩 개발은 최근 IT 업계의 흐름과 맞닿아있다. 기존의 AI기술은 흩어진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 모은 뒤 학습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고도화했다. 

그러나 최근엔 개별 기기에 AI칩과 프로그램을 탑재해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기기에서 AI의 학습을 진행하는 추세다. 사용자별로 각기 다른 환경에 맞게 AI 기능을 최적화하고, 보안성도 강화된다는 게 장점이다.

이에 애플과 삼성, 퀄컴, 구글, 화웨이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칩과 OS, 장치 등에 AI 기술을 구현 중에 있다.

LG전자 역시 “AI 칩 개발로 제품경쟁력 강화와 인공지능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가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일각에선 LG전자의 이번 발표가 너무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LG전자가 AI 칩 성능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AI 경쟁에 한 발 앞서가게 됐다’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통상 IT업계에선 새로운 칩을 공개할 때마다 기존대비 얼마나 성능향상을 이뤘고, 어떤 점에 발전했는지 밝히는 편이다.

앞서 구글의 경우 지난해 AI의 추론 가속을 위해 개발한 텐서 프로세서 유닛(TPU) 3세대를 소개하면서 지난 버전보다 8배 더 강력한 성능을 낸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새로운 반도체 제품을 선보일때마다 제조공정, 동작속도와 온도, 소모전력 등을 대략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AI칩의 세부 사양과 성능향상 정도를) 숫자로 밝힐 순 없다”며 “가전에 최적화되게 (AI칩을) 만들었고, 수치가 크게 중요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