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어벤져스 엔드게임, 팬들에 의해 빛나는 성좌
[기고칼럼] 어벤져스 엔드게임, 팬들에 의해 빛나는 성좌
  • 신아일보
  • 승인 2019.05.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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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
 

현상학자 휴퍼트 드레이퍼스(Hubert Dreyfus)와 숀 켈리(Sean Kelly)는 ‘모든 것은 빛난다’(김동규 역, 고양: 사월의 책)에서 왜 현대인이 허무에 빠지게 됐는지 묻는다. 근대는 이성과 합리 속에 구축된 체제이고 종교는 여전히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근대 이전 절대적으로 초월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떠받들어졌던 신의 존재는 더 이상과 과거와 같은 의미를 갖지 않는다. 신과 같은 절대적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 현대인의 삶은 이로 인해 허무주의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주제에 관심을 갖는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펼치는 논지 중 하나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작가의 작가(writers’ writer)로 불리는 제임스 설터(James Salter)의 대표작‘가벼운 나날’(박상미 역, 서울: 마음산책)에 대한 추천사에서 근대인들은 “모든 초월적인 버팀목들과 자발적으로 단절”했다고 표현한다. 신형철은 이로 인해 근대인들은 “시간은 가차 없이 흐르는데 삶의 의미는 드물게만 찾아진다”는 대가를 치룬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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