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증가폭 하락 성적표 받아들어
靑 "다음에 말씀 드리겠다" 즉답 피해
두 달 연속 20만명 넘게 늘던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달 다시 20만명 아래로 떨어지자, "고용증가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3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1000명 늘었다.
실업자 수는 124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4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4%를 기록해 0.3%p 상승했다.
이는 4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0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KBS와의 취임 2주년 특별대담에서 "고용증가 수가 금년 2~3월 두달동안 다시 25만명 수준으로 높아졌고 추세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또 "당초 계획상 올해 취업자 15만명을 목표로 잡았는데 지금은 20만명으로 상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취업자수 증가에 초점 맞춰져있었다.
실제 취업자수가 두달 연속 20만명을 웃돌면서 지난달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부진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올해 들어 고용 상황이 지난해 대비 양호한 수준을 보이며 문 대통령이 한시름 놓는가 했더니, 다시 하락수치를 보인 셈이다.
전날 열린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통계와 현장의 온도 차가 있지만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취지로 각종 경제지표에 대한 방어에 나섰던 문 대통령으로서는 아픈 지점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부분은 말씀드릴 정보를 많이 갖고 있지 않아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당장 야권은 맹공에 나섰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文정권 5대 의혹 관련 회의'에서 전날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문 대통령의 경제 망상이 심각하다"며 "성장률, 실업률, 수출 등 지표를 보면 '온도 차' 정도가 아니라 '생각의 차이'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당 추경호 의원은 이날 통계청의 고용동향과 관련해 "문 정부의 고용지표는 양적 측면과 질적 측면에서 모두 최악"이라며 "도대체 고용의 질 개선 흐름이 어디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 의원은 "파탄 난 서민경제를 숨기려는 엉터리 진단을 당장 멈추고, 현실을 직시하라"며 "무책임한 참모의 거짓보고가 아니라, 경제현장에서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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